트럼프 소원 '세계 최저금리'인데…시장은 금리인하도 '글쎄' [Fed워치]

입력 2026-02-01 21:46
수정 2026-02-01 21:5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러 차례 미국 중앙은행(Fed)에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지난달 29일 통화정책 결정회의(FOMC)에서 금리를 동결한 후에는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금리가 낮은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까지 썼다. 구체적으로 연 1% 수준으로 금리가 낮아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가 차기 의장 후보로 지명한 케빈 워시 전 Fed 이사가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 얼마나 부응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올해 6월에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시작(46.9%)해서 연말까지 0.5%포인트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32.8%)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이는 종전 전망에 비해 크게 바뀌지 않은 수준이다. 워시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낙점을 받은 만큼 금리 인하에 긍정적인 편으로 분류되지만, Fed의 대차대조표를 축소(양적긴축·QT)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금리인하와 대차대조표 축소가 동시에 진행되면 시장의 반응도 복합적일 수 밖에 없다.

워시 이사는 2006~2011년 Fed 이사를 맡을 당시 벤 버냉키 당시 Fed 의장의 양적완화(QE) 정책에 비판적이었다. 첫 번째 QE는 지지했지만, 두 번째부터는 “위험한 정책을 가둬놔야 한다”고 했고 이 정책이 ‘공짜 점심’이 아니라고 했다. Fed가 금융위기와 코로나 위기 대응 과정에서 거듭 돈풀기 정책을 쓴 결과 Fed의 자산은 2008년 1조달러 수준에서 2022년 9조달러까지 급증했다. 현재는 6조6000억달러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과거에 비하면 비대하다.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QE 정책이 결국 단기금리와 장기금리간 격차를 지나치게 축소해 시장을 왜곡시킨다는 게 그의 논리다. 워시 후보는 작년 5월 후버연구소 대담에서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이 선택하기 나름”이라면서 “과도한 돈풀기를 중단한다면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역할이 과도하게 비대해졌다는 점을 지목하면서 대차대조표 축소를 통해 이를 정상화하고 통화정책의 본령으로 회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레그 입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니스트는 워시 후보가 QT 정책을 쓸 경우 시장에 충격을 주는 것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Fed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팔거나 만기가 도래했을 때 다시 채권을 사지 않으면서 유동성을 흡수해왔지만, 지난해 말 자금시장이 불안해지자 대차대조표 축소 정책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그는 “대차대조표 축소가 재개될 경우 장기채 금리가 오를 수 있고, 이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이런 정책이 트럼프 대통령을 화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시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 할 경우 Fed의 독립성이 다시 의심받게 되고, 이는 시장 불안을 다시 부추기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도 딜레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