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물량 4분의1 이상 임대"...용산 1만가구 공급 '산 넘어 산'

입력 2026-02-02 10:33
수정 2026-02-02 13:29


정부가 최근 서울 용산 국제업무지구에 주택 4000가구를 추가 공급하기로 한 가운데 늘어난 물량의 최소 4분의 1은 임대주택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달 발표 예정인 '주거 사다리 복원 방안'에 따라 임대 비율이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1·29 주택공급 대책)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총 1만가구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기존에 계획돼 있던 6000가구에 비해 4000가구가 늘어난 규모다.

늘어난 4000가구 가운데 최소 1000가구는 임대주택으로 계획 변경이 추진된다. 도시개발법에 따른 ‘1인당 공원 면적’ 최소 6㎡를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밀개발인 용산국제업무지구의 특성상 가구 수가 늘어나면 상주인구 증가로 이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 서울시는 주택 8000가구가 이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마지노선’으로 분석했다.

이 기준을 지키지 않으면서 주택을 추가로 공급하기 위한 방안이 임대주택이다. 현행법상 공공임대주택을 일정 비율 이상 건설하면 공원·녹지 확보 기준을 법정 기준의 100분의 50(50%) 범위에서 완화해 적용할 수 있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8000가구 기준 인당 공원면적이 6㎡로 추산됐다”며 “법적 기준을 충족하면서 주택 수를 1만가구로 늘리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임대를 공급해야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기존 6000가구 공급 계획안에서는 오피스텔이 1850실, 임대주택을 포함한 분양주택 등이 3500가구로 설계돼 있었다. 국토부가 별도로 소유한 부지에 들어서는 약 650가구는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주택 수가 1만가구로 변경되면 전체의 20%가량은 오피스텔, 최소 20%가량은 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 사실상 법적 최소 기준이다.

정부 의지에 따라 임대 물량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은 공급대책 발표 직후 한 방송 인터뷰에서 “이르면 3월 정도에 공공분양과 공공임대, 부담 가능한 가격 등에 대한 주거 사다리 복원 방안을 발표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주택 수를 늘리기 위해 법적 최소 기준조차 지키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녹지 면적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환경권을 보장하자는 취지”라며 “고밀도로 개발하면서 녹지마저 부족해지면 도심 열섬 현상이 심화하고 바람길이 막히는 등 환경적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마스터플랜 작업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과 인재들이 모여드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랜드마크급 건물만큼이나 중요한 요소가 쾌적한 환경”이라며 “고밀도 개발을 위해 녹지를 희생하는 것은 현대 도시 계획의 세계적인 흐름과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교 문제 등 해결 과제도 많이 남아 있다. 교육청은 주택 공급이 6000가구를 넘을 경우 기존 학교 증·증축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신규 학교 신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용산구청도 “용산국제업무지구 1만 가구가 들어설 경우 학교·통학 여건 악화, 생활 SOC 부족 등 생활 전반에 심각한 부담이 불가피하다”며 난개발 우려를 제가 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환경 영향 평가를 다시 진행해야 할 경우 2년 이상 추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