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장례 끝나자 '명청대전' 재점화…혁신당 합당 반대 목소리 '봇물'

입력 2026-02-01 17:57
수정 2026-02-02 00:53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된 1일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정청래 대표가 추진 중인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합당 논란뿐 아니라 ‘1인 1표제’ 도입을 놓고도 계파 간 입장이 갈리고 있어 이번주가 당내 권력 투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친명(친이재명)계 인사인 한준호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은 여기에서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충분한 숙의 없는 통합은 또 다른 분열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박홍근 의원도 “합당 논의를 멈추자”고 했다. 이 전 총리 조문 정국이 마무리되자마자 정 대표를 향한 공개 비판에 나선 것이다.

또 다른 친명계이자 김민석 국무총리와 가까운 채현일 의원도 가세했다. 채 의원은 SNS에 “‘어떤 경우에도 정치인 조국이 사라져선 안 된다’는 기조가 합당의 전제인가”라며 “합당 논의가 특정 인물의 정치적 입지를 보존하기 위한 수단으로 오해받는 순간 그 부담은 고스란히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가 짊어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최근 당 안팎에서 제기된 ‘정청래-조국 밀약설’을 고리로, 합당의 명분이 특정인의 ‘자리 보전용’ 아니냐며 혁신당과 정 대표를 함께 비판한 것이다.


이 같은 민주당 내 기류에 혁신당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해민 혁신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 내부 입장이 어느 정도 정리된 뒤에야 다음 일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 내부 권력 싸움에 혁신당을 끌어들이거나 이용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정치권에서는 차기 당권을 둘러싼 여권 내부 갈등이 조기에 점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대표가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비당권파인 친명계 주류에선 김 총리를 차기 당대표로 세우려는 기류가 강하다는 평가다.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 문제를 두고 정 대표와 각을 세우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 등도 김 총리와 상대적으로 가깝다. 여권 관계자는 “결국 지방선거 공천권과 차기 지도부 구성을 놓고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주도권 다툼이 시작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당장 2일 열리는 중앙위원회 회의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을 1 대 1로 맞추는 당헌 개정안이 논의된다. 강성 당원 지지세가 강한 정 대표 측은 개정을 밀어붙이려 하지만, 이를 정 대표의 ‘장기 집권 플랜’으로 의심하는 비당권파(친명)의 반발이 거세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