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시간대 산업용 전기료 내린다…남아도는 태양광, 기업이 쓰게 유도

입력 2026-02-01 17:52
수정 2026-02-02 00:47
정부가 낮 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하하는 방향의 전력요금 개편을 추진한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태양광 발전량을 기업이 소화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심야 시간대 요금은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일 공개한 에너지전환정책실 업무계획에서 이 같은 방안을 담은 전력요금 개편안을 다음달까지 내놓겠다고 밝혔다.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주말과 평일 낮시간 요금은 낮추고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심야 시간 전기요금을 올리는 내용이 개편안에 담길 전망이다.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의 평균 판매 단가는 ㎾h당 180~185원 수준으로, 밤 시간대 요금이 낮 시간대보다 35~50% 저렴한 구조다. 과거 하루 전력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도입한 ‘심야 할인’ 제도 때문이다.

정부는 태양광 발전량이 넘쳐나는 현시점에선 이런 심야 할인 제도가 전력 계통 안정화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있다. 작년 상반기에만 44회의 발전량 출력제어(육지 기준)가 이뤄졌다. 정부 관계자는 “태양광 누적 보급량이 25GW를 넘어서면서 봄가을 낮 시간대에는 태양광 비중이 40%를 웃돌기도 한다”고 말했다.

산업계 일각에선 이번 개편이 사실상의 ‘밤 시간대 할증’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조업 시간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기 어려운 대규모 제조 시설은 원가 상승으로 직결될 수 있어서다. 24시간 설비를 돌려야 하는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등 산업의 경영 부담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 산업에서는 요금 개편 방식보다 개편 결과 전체 요금이 어떻게 움직일지가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구조 개편 중인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중국보다 경쟁력이 떨어진 것은 1.5배가량 비싼 산업용 전기요금 탓’이라며 정부에 요금 인하를 요구해 왔다.

자동차와 가전제품 라인, 식품 공장 등은 낮 시간대 가동률을 높이면 전기요금이 줄어들 수 있다.

정부는 산업계와 소통해 요금체계 개편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 등에서 “전력 시장과 요금 체계 등 전력 시스템 전반을 함께 바꿔야 한다”면서도 “전기요금 추가 인상은 최대한 억제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