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악몽인 더블 보기, 하지만 때론 약이 될 때도 있다. 31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총상금 960만달러) 3라운드에서 김시우가 그랬다.
김시우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GC 남코스(파72)에서 열린 경기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치며 공동 3위(3라운드 합계 13언더파)에 올랐다. 첫 홀에서 티샷과 세컨 샷이 모두 벙터에 빠져 보기로 시작했지만 다음 홀에서 곧바로 버디를 잡아 만회했다.
인내심을 갖고 기회를 노리던 김시우는 12번홀(파4)에서 어프로치 실수로 더블보기를 범했다. 그는 “계속 참자, 기다리자라고 생각하며 플레이했는데 그 더블보기로 허탈해졌다”며 “오늘 5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플레이하다가 그 홀부터 마음을 비웠다”고 털어놨다.
편안한 마음으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자 오히려 더 잘 풀렸다. 김시우는 14번홀부터 4개의 버디를 몰아치며 이날 경기를 3언더파로 마무리했다. 중간합계 8언더파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 김시우는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막전 소니오픈에서 공동 11위에 올랐고, 직전 대회엔 아메리카 익스프레스에서는 공동 6위를 기록했다. 현재 세계랭킹 37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려놨다.
특히 수염을 길러 남성미 넘치는 이미지로 변신해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지난달 크라운 호주오픈 때 아침 플레이를 앞두고 면도가 귀찮아 기른 것”이라며 “이후에도 성적이 계속 잘 나와서 수염을 놔두고 있다”며 기분좋게 웃었다. 이제 남은 최종라운드, 선두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8타 차이지만 최대한 차이를 좁혀볼 생각이다. 김시우는 “지금 샷, 퍼팅 등 전체적으로 다 느낌이 좋다. 최종라운드에서 좀 더 자신감있게 플레이하겠다”고 다짐했다.
샌디에이고=강혜원 KLPGA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