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패키징 세정·자동화 로봇, 두 토끼 잡겠다"

입력 2026-02-01 16:23
수정 2026-02-02 00:28
“반도체 공정의 무게 중심이 첨단 패키징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성장을 위한 신무기들을 준비 중입니다.”

황하섭 제우스 대표(사진)는 지난달 30일 경기도 화성 제우스 본사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첨단 패키징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황 대표는 삼성전자 메모리 제조센터장, 중국반도체법인장(부사장)을 지낸 반도체 전문가다. 작년 3월부터 제우스 대주주인 이종우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로 경영을 맡고 있다.

회로 선폭을 좁히는 미세화가 물리적 한계에 다다르면서 반도체 업계에선 칩을 수직 또는 수평으로 적층해 성능과 데이터 전송 속도를 끌어올리는 첨단 패키징 기술이 새로운 돌파구로 부상하고 있다. 제우스는 노광·식각·증착 등 반도체 주요 공정에서 발생하는 웨이퍼 오염을 제거하는 세정 공정에 특화된 장비 업체다.

제우스는 HBM의 핵심 공정으로 꼽히는 실리콘관통전극(TSV) 공정에 적용되는 세정 장비를 글로벌 주요 반도체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황 대표는 “메모리 적층이 늘어날수록 패키징 공정 내에서도 파티클(불순물) 관리와 세정의 중요성이 크게 커지고 있다”며 “HBM4 이후를 겨냥한 차세대 공정 장비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 성장축으로는 패널레벨패키징(PLP) 세정 장비 개발을 꼽았다. PLP는 지름 300㎜의 원형 웨이퍼 대신 대면적 사각형 기판에 칩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원형 웨이퍼 대비 가장자리 손실이 적어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평가받는다.

황 대표는 “PLP는 향후 기존 실리콘 기판보다 미세 회로 구현이 쉽고 열에도 강한 유리기판과 결합될 가능성이 크다”며 “고강도 펄스형 광선을 활용해 웨이퍼를 손상 없이 정밀 분리하는 포토닉 디본더도 양산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비(非)반도체 영역에서는 고정밀 로봇과 자율주행을 결합한 모바일 매니퓰레이터를 중심으로 로봇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제우스는 지난해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모바일 매니퓰레이터 플랫폼 기반의 맞춤형 로봇을 수주한 바 있다. 황 대표는 “산업 현장의 반복 노동을 대체하는 솔루션으로, 연내 구독형 모델 출시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준비해온 사업의 성과가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 대표는 “올해 들어 메모리 투자가 다시 확대되고 있고 중국 내 주문도 점차 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그간 준비한 차세대 장비들이 성과를 내면서 매출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성=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