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점통장' 3인 가족, 서울 '로또 청약' 넣었더니…'논란 폭발'

입력 2026-02-01 11:41
수정 2026-02-01 12:34

지난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평균 청약가점이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일 한국부동산원의 청약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분양된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 가점은 65.81점이다.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20년 이래 가장 높았다.

3인 가족의 청약통장 만점은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 이상(17점) △부양 가족 2명(15점) 으로 64점이다. 3인 가족 만점 통장으로도 서울 아파트 청약 당첨 문턱을 넘을 수 없었단 뜻이다.

서울 아파트 청약가점은 2019년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청약 과열 현상을 빚으며 50점대 중반 수준이던 청약가점 평균이 2020년에 59.97점으로 높아졌다. 이후 집값이 과열된 2021년에는 평균 62.99점으로, 금리 인상 등으로 집값이 급락한 2022년에는 평균 47.69점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2023년 56.17점, 2024년에는 59.68점으로 올랐다가 지난해에는 65점을 넘어섰다.

고득점 통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강남3구의 일명 '로또 아파트'에 몰리고 있다. 분상제가 적용되는 아파트는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게 책정돼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십억원의 시세 차익이 가능해서다.

지난해 8월 분양한 송파구 신천동 '잠실 르엘'은 전용면적 74㎡에 84점짜리 만점 통장 가입자가 청약했다. 지난해 10월 분양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트리니원'에는 전용 84㎡ 청약에 만점에서 2점 모자란 82점 통장이 들어왔다. 두 아파트의 평균 청약가점은 각각 74.81점, 74.88점이었다. 주택형별 최저 가점도 70∼77점에 달한다. 이는 무주택 기간, 청약통장 가입 기간에서 최고점을 받더라도 청약자를 제외한 부양가족이 4인(25점) 또는 5인(30점)은 돼야 한다.

분양시장 한 전문가는 "4인 가족 만점인 69점을 제외하고 68, 67, 66점 등 구간이 경쟁이 더 치열해진 만큼 사실상 3인 가구는 가점으로는 승부를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수십억원짜리 아파트 청약에 부양가족 수가 많은 장기 무주택자가 몰리는 것을 두고 일부는 청약가점을 높이기 위한 꼼수가 동원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이번에 '위장 미혼' 의혹을 받은 이혜훈 기획예산처 후보자는 배우자가 2024년 7월 서초구 반포동 '원펜타스' 청약에서 기혼이면 부양가족수에서 제외해야 할 장남을 세대 분리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점에 포함했다. 이에 5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대 가점인 74점으로 아파트에 당첨됐다.

이에 '청약통장 무용론'에 대한 논란도 다시 나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497만8172명으로 전년 말(2517만2173명)보다 19만명 넘게 감소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021년 267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해 4년 새 약 180만명가량이 이탈했다.

청약 가점은 무주택 기간, 청약통장 가입 기간, 부양 가족 등으로 구성되는데 시간이 지나야 점수가 점점 높아지는 구조다. 부양가족이 없거나 적은 청년·신혼·맞벌이 무자녀 가구는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청약 통장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