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관 한 명이 60명 관리"…과밀 수용에 인력난 겹친 교도소

입력 2026-02-01 12:30
수정 2026-02-01 16:36



"직원 1명이 재소자 60명을 관리해야 합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 도심에서 차로 한 시간 떨어진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만난 안영삼 소장은 이같이 말했다. 2009년 개청한 화성직훈교도소는 정규 직원 350여명이 근무 중이다. 매일 약 27명(4부제 순환근무 기준)이 미결수·기결수 포함 1800여명의 재소자를 관리한다.

안 소장은 "이미 수용률이 140%를 넘은 초과밀 상태"라며 "현재 인원으로는 소자들을 교화하는 교정 서비스 진행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초대형 물류센터 하나 관리하는 꼴한국경제신문은 이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법무부 출입 기자단과 함께 화성직훈교도소를 방문했다. 정식 교도관 제복을 착용하고 하루 내내 교도소를 둘러보며 수용자 관리 및 직업훈련 업무를 직접 체험했다. 법무부의 교정시설 공동 현장 진단의 일환이다.

화성직훈교도소 교도관들은 16만163㎡의 거대한 부지를 매일 살피고 있다. 웬만한 초대형 물류센터 크기다. 이 교도소 안에는 5만5653㎡ 규모의 28개 건물이 있다. 소자들이 수용되는 '수용동'(혼거실 320개, 독거실 129개), 출소 후 취업 교육을 받는 '직업훈련동', 시설보수·취사 등 살림살이를 맡는 '작업동' 등이다. 수용동 거실과 복도 문을 여는 일부터 재소자 건강 관리, 외부 동행, 순찰 등 업무가 전부 교도관 몫이다.

이날 찾은 화성직훈교도소 곳곳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전 운동장 출입을 기다리는 재소자들은 파란색 죄수복을 입고 10명씩 줄지어 출입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교도관들은 빠른 발걸음으로 재소자 숫자를 확인했다. 운동은 식사와 작업 등 몇 안되는 재소자 일과다. 동행 취재를 도운 한 교도관은 기자 숫자를 일일이 세며 "교도관들은 인원 수에 민감하다"고 웃어 보였다.

직업훈련동의 교도관들도 재소자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각종 위험 도구가 산재해서다. 용접 실습장에서는 안면 마스크를 쓴 재소자 약 20명이 용접기로 노란 불꽃을 튀기며 실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실습장 공구함에는 스패너·렌치·플라이어 등 공구가 숫자별로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 교도소 관계자는 "입출고 내역을 담은 수불부를 실습 전후로 꼼꼼하게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CCTV 바라보기도 버거워"국내 첫 직업훈련 전문 교도소로 출범한 화성직훈교도소는 수용자 약 3분의 1 규모인 673명을 선발해 직업훈련을 진행한다. 기능사, 산업기사 등 총 26개 과정으로 출소 후 취·창업을 지원한다. 제과·바리스타, 3D프린팅, 용접 등 부상 위험이 큰 분야도 있어 외부 강사는 물론 담당 교도관들도 매 시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직업훈련은 통상 하루 내내 진행된다.

특히 도구 반입이 철저히 제한된 교도소 특성상 수용자가 소지한 도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화성직훈교도소는 재소자들이 자체 제작했다 내부에서 적발된 물품도 함께 공개했다. 두꺼운 종이를 접은 플레잉 카드와 플라스틱 조각을 이어 붙인 묵주는 물론 고철 조각을 다듬어 실로 묶은 칼, 구식 면도기에 펜을 붙인 문신 기계도 있었다.



재소자 일과를 철저히 통제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교도관들도 시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점심식사는 오전 10시40분경 시작돼 10분 만에 끝났다. 교도소 내 이동거리가 긴 데다 교도관별 다음 교대 근무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한 교도관은 "15분 이상 식사하는 경우는 없다"며 "집에서 저녁을 먹을 때도 순식간에 먹어치우다 보니 가족에게 한소리 듣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언제 어디서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 몰라 업무 스트레스도 크다. 이날 방문한 중앙통제실에는 교도소 외부 벽과 내부 복도, 각 동에 설치된 수백개의 CCTV 화면이 한눈에 들어왔다. 담당 교도관은 "하루 종일 CCTV만 바라보는 것도 벅찬 상황"이라고 했다. 외부 병원 진료를 받는 재소자는 GPS로도 관리한다. 병원 동행을 위해 주야간 교도소 근무에서 이탈하는 교도관만 4명이다.
초과밀수용에 인력난 극복해야화성직훈교도소를 포함한 전국 교정시설은 과밀 수용으로 인한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다. 수용 인원이 해마다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의 1일 평균 수용 인원은 2026년 1월 27일 기준 6만5279명으로, 정원인 5만614명을 29% 초과한다. 2021년 5만2368명에서 5년 새 24.6% 증가했다.

반면 교정공무원 수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025년 기준 교정공무원 정원은 1만6762명으로, 전년 정원(1만6716명) 대비 46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2021~2025년) 퇴직자는 3997명, 신규 채용 인원은 4475명에 불과하다.



업무 부담이 커지며 교정공무원들의 정신 건강도 악화하고 있다. 법무부가 2024년 실시한 '교정공무원 심리검사를 통한 정신건강 실태분석'에 따르면 '우울감이 지속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6.3%로 직전 조사(3.9%)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살면서 자살을 생각해본 적 있다'는 응답은 6.7%(직전 4.8%), 실제 시도 경험이 있다는 비율도 2.8%(직전 1.9%)로 높아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과밀 수용 해소와 교정공무원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교정시설 신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는 화성직훈교도소에서 300m 떨어진 4만576㎡ 규모 부지에 화성여자교도소 신축을 추진 중이다. 정 장관은 직원 간담회에서 "교정시설 환경개선과 현장 근무자의 처우 개선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삼아 성과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