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습 같아" SNS서 인기 폭발…中 뒤흔든 '인형' 뭐길래

입력 2026-01-31 16:49
수정 2026-01-31 17:32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설)를 앞두고 '슬픈 표정'을 지은 말 인형이 현지 젊은 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해당 인형은 2026년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를 맞아 제작됐으며 중국 동부의 한 상점에서 처음 판매되기 시작했다. 환한 표정으로 복을 기원하는 보통의 인형과는 달리 이 인형은 곧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게 특징이다.

매체에 따르면 이 독특한 표정은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한 실수에서 비롯됐다. 입꼬리 방향을 거꾸로 꿰맨 재봉 불량으로 인해 의도치 않은 표정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 실수가 오히려 젊은 세대의 공감을 자극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 인형에 '우는 말'을 뜻하는 '쿠쿠마(哭哭馬)'라는 별칭을 붙였으며,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서만 관련 해시태그 수가 1억9000만회 이상을 기록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인기가 치솟자 이제는 슬픈 표정을 의도적으로 디자인한 제품까지 등장해, 세계 최대 규모의 도매시장인 저장성 이우 시장에서 중국 전역으로 유통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특히 회사에서 과로에 시달리는 자신과 표정이 닮았다는 반응이 많은 공감을 사고 있다. 중국 안후이성에 사는 편집자 비비안 하오(39)는 NYT에 "인형의 표정은 사무직 노동자의 무력감을 완벽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NYT는 "지난 수십 년에 걸친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 결과 8억명이 빈곤에서 벗어났고 중산층이 생겨났다"면서도 "그 이후 성장과 임금은 정체됐고 사회적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한 전망도 어두워졌다"고 짚었다. 이어 "많은 젊은이에게 한때 이상적으로 여겨졌던 '노력의 삶'은 이제 고된 노동, 피로, 실망감과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중국 젊은 세대의 번아웃(burnout·극도의 피로와 의욕 상실)을 상징하는 목록에 슬픈 말 인형이 오르게 됐다고 분석했다. 젊은이들이 소비 생활에서도 부나 물질적 성공을 과시하는 대신 정서적 위로나 즉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물건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