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몰리더니 '103조' 기록 터졌다…"코스피 고평가 아냐" [주간전망]

입력 2026-02-01 08:00
수정 2026-02-01 08:10

코스피가 5000선에 안착했다. 이번주(2~6일)도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자 예탁금이 100조원을 돌파했고, 실적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어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범위를 4900~5300으로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 실적 모멘텀을 꼽았다. 국내 상장사의 2026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1개월간 13.7% 상향 조정됐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SML, 씨게이트 등 반도체 기업 호실적 전망에 국내 반도체 업종 수익률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주가 상승 폭이 컸지만,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 전력기기, 원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주에 대한 장기 선호 비중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코스피가 연일 고점을 경신하고 있지만, 고평가 구간에 진입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8배로 최근 5년 평균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PER이 올랐지만, 반도체 깜짝 실적에 힘입어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호실적 전망이 코스피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예탁금이 늘어난 점도 호재로 꼽힌다. 지난달 29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03조7072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치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 두거나, 주식을 매도한 뒤 인출하지 않은 자금이다. 투자 심리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강 연구원은 "조정이 오면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하단이 견고하게 지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발 관세 부담은 변수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되돌리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약속한 '대미투자특별법' 제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웠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워싱턴DC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주최한 '이건희 컬렉션' 갈라 디너 행사 축사에서 대미 투자는 "선택(option) 사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관세 재인상을 막기 위해 미국을 찾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러트닉 상무장관을 만났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내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여부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심과 마찬가지로 대법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위법이라 판단하면 관세 부과 권한은 제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대법원 판결 전 성과를 내기 위해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Fed 이사를 지명했다. 차기 의장을 조기 발표해 제롬 파월 의장을 압박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내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다만 워시 지명자는 다른 후보에 비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성향이 약한 것으로 해석된다. Fed 의장 인선이 발표된 후 금·은 등 귀금속 가격은 급락하고, 달러인덱스는 상승했다.

이번주 발표될 주요 지표로는 1월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및 서비스업 지수, 미국 1월 실업률 및 비농업 신규고용,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등이 있다. 오는 5일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팰런티어, AMD, 알파벳, 퀄컴, 아마존 등 미국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도 이어진다. 국내 기업 가운데 삼성SDI, 한화오션, 에코프로, KB금융 등이 이번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