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에 군사 압박 수위를 높이며 항모전단을 중동에 배치한 데 이어 미 공군의 핵 탐지 특수 정찰기를 영국 기지에 투입했다. 이란은 즉각 보복 경고로 맞섰다. 중동 정세 불안이 커지자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 공군의 핵 탐지 정찰기 WC-135R ‘콘스턴트 피닉스’가 영국 서퍽주에 있는 미 공군기지 밀든홀에 착륙했다. ‘핵 탐지기’로 불리는 WC-135R은 대기 중 방사성 동위원소를 포집해 핵실험 여부와 핵 활동 징후를 탐지하는 특수 정찰기다. 이번 배치는 미국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문제 삼아 추가적인 군사 작전을 검토하는 시점에 이뤄졌다. 정찰기 투입은 군사 행동의 전조로 해석된다. WC-135R은 지난해 6월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직접 타격하기 직전에도 중동에 파견됐다.
미국이 공중·해상에서 동시에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앞서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된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전단도 방향을 틀어 걸프 해역으로 이동했다. 항모전단은 미국 군사력의 상징으로, 링컨호는 최신형 F-35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해 약 70대의 함재기를 운용할 수 있다.
이란은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란군은 미국의 잠재적 군사 행동에 대비해 ‘전략 전투 드론’ 1000대를 육해공군과 방공 부대에 배치했다. 이란군 고위 관계자는 “미군 항공모함은 취약점을 안고 있다”며 “걸프 지역의 미군 기지들은 미사일 사정권 안에 있다”고 주장했다.
중동 내 외교·군사적 긴장이 높아지자 국제 유가가 즉각 반응했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0.71달러로 전장 대비 3.4% 급등했다. 브렌트유 근월물 종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 말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