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기채 ETF 파는 개미…연초부터 422억원 순매도

입력 2026-01-30 17:12
수정 2026-01-31 00:26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처분하고 있다. ‘에브리싱 랠리’(모든 자산 상승) 속에서 장기간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면서다.

30일 ETF체크에 따르면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개인 순매도가 올해 들어서만 42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의 개인 순매수액 410억원보다 큰 규모다. 이 ETF는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 중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크다. 개인투자자는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와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 H)’도 올 들어 각각 317억원, 30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미국 장기채 ETF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추세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 국채’(TLT)에선 올 들어서만 21억810만달러(약 3조181억원)가 순유출됐다. 이 상품은 미 장기채 ETF 중 운용 규모가 가장 크다.

금과 주식 등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이 모두 상승하는 시장에서 인내심을 유지하기 어려운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올 들어 0.38% 하락했고,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 H)는 같은 기간 0.89% 떨어졌다. 일본 엔화로 미 국채에 투자하는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 H)’은 0.56%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금 가격은 연초 대비 약 20%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코스피지수는 연일 급등해 5000을 넘어섰다.

미국 장기채 ETF는 국내 개인투자자에게 대표적인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2024년부터 개인투자자가 대거 몰렸다가 장기간 부진한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미 중앙은행(Fed)이 2024년 9월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지만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의 2024년 초 대비 수익률은 -11.52%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미국 장기채 ETF의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 Fed의 추가 금리 인하 여부가 불투명한 데다 Fed 독립성 우려 등이 채권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어서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