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만원에 '영끌'했는데 5개월 만에…개미들 '피눈물' [종목+]

입력 2026-01-30 22:00
수정 2026-01-30 23:45

증시 활황에도 삼양식품 주가는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주력 제품인 '불닭볶음면'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외형 성장세가 둔화한 것 아니냐는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면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국내외 제품 수요가 여전히 견조한 만큼 올해도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이날 2.96% 내린 11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간 6.79%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23.78%)과 비교하면 크게 부진했다. 지난해 9월11일 장중 기록한 최고가 166만5000원 대비로는 29.13% 밀린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지난 한 달 동안에만 1601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주가를 내렸다.

'오천피'(코스피 5000) 시대가 열렸음에도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자 개인투자자들은 삼양식품 온라인 종목 토론방에서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불닭만 바라봤는데 피가 마르네요" "기다릴수록 하락폭만 커지고 있네요" "역대급 불장(불같이 뜨거운 상승장)에 혼자만 못 오르면 어떻게 하나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주가 조정 배경에는 성장 둔화 우려가 자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삼양식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보다 36.1% 증가한 2조351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전날 공시했다. 연간 매출 2조원을 넘어선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239억원으로 52.1% 늘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 매출 증가율이 둔화한 데 주목했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377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같은 해 3분기(14.27%)와 2분기(4.55%) 대비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밀양2공장의 가동률이 상승했음에도 매출 증가율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성장 둔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밀양2공장 증설에도 불구하고 작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 성장이 제한적이었던 점은 생산 구조 전환기의 영향으로 판단된다"며 "4분기부터 기존 공장의 특근이 종료되며 연간 생산능력(CAPA) 기준 약 10% 수준의 하락 요인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밀양2공장은 가동을 개시했으나 월별 순차 램프업(생산량 확대) 구간에 있어 분기 내 생산량 증가는 제한적이었다"고 부연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올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라면 수출액의 경우 영업일수가 적은 2월을 저점으로 반등세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양식품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6918억원과 1643억원으로 추정한다. 이는 전 분기 대비 8.48%와 18.2% 증가한 수준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중국 상반기 최대 쇼핑 행사인 6.18 쇼핑 행사로 오는 2분기 중 수요가 점차 확대될 수 있다"며 "공급 물량 확대를 위한 3교대 생산을 준비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수요 확대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올 상반기부터 다시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 물량이 확대되고, 중국의 경우 1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주가가 하락해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6배까지 낮아졌다"며 "가격적으로 매력적인 구간에 진입했다"고 덧붙였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