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자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유력한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으로 워시 전 이사를 지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관계자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도 트럼프 행정부가 워시 전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은 블룸버그에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는 인선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고 말했다.
백악관과 워시 전 이사는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워싱턴DC의 트럼프-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멜라니아' 시사회에 참석해 "내일 오전 연준 의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 연준 의장 후보에 대해 "탁월한(outstanding) 사람", "매우 존경받는 인물"이라며 "금융계에서 모두가 아는 인물이 될 것이고 매우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로이터 등에 따르면 워시 전 이사는 29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의장 인선을 다음 주에 발표하겠다고 했다가, 워시 전 이사와 회동한 뒤 발표 시점을 30일로 하루 앞당겼다고 전했다.
워시 전 이사가 유력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러화 가치는 오르고 미 국채 금리도 상승세를 보였다.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한국 시간 30일 오후 2시12분 기준 96.529로, 전날 종가(96.283)를 웃돌고 있다.
미래 예측 베팅 플랫폼 ‘폴리마켓’에서는 워시 전 이사의 차기 연준 의장 낙점 가능성이 93%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였던 2017년 연준 의장을 선정할 당시 워시 전 이사도 면접했지만, 최종적으로 파월 의장을 선택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파월 의장을 향해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요구하며 공개적인 비판도 이어왔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 종료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워시 전 이사에게 "2017년 당시 왜 연준 의장직에 더 강한 의지를 보이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당신을 택했다면 내가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시 전 이사는 연준의 틀을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 수준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펴온 인물이다.
스탠퍼드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그는 월가와 워싱턴 정책 결정권자들 사이에 폭넓은 인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모건스탠리 임원 등을 지냈으며, 2006년 역대 최연소 연준 이사(2006~2011년)로 연준에 합류했다. 쿠팡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는 2019년 10월부터 쿠팡 이사회 이사로도 활동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돼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해싯 위원장을 NEC에 계속 둘 의사를 내비치면서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