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오해 풀자"했지만, 일단 종료…김정관 "내일 더 논의"

입력 2026-01-30 11:47
수정 2026-01-30 13:52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29일 미국 동부시간 오후 5시 워싱턴 DC 상무부 청사에서 마주 앉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관세를 25%로 환원하겠다”고 선언한 지 불과 사흘 만에 성사된 긴급 회동이다. '1차 관세협상'의 두 주역이 이번 사태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었지만, 84분간의 만남 결과는 ‘일단 종료’였고, 두 사람은 30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

회동 직후 미 상무부 청사를 나선 김 장관은 기자들에게 “아직 결론이 난 게 아니다”, “내일 아침 다시 만나기로 했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관세 인상을 막았느냐’는 질문에 “막았다 안 막았다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김 장관이 상무부 청사에 들어선지 84분만에 문을 나선 것이다. 김 장관은 러트닉 상무장관과 “많은 대화들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통역 의전 등의 시간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대화는 30~40분에 불과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갈등의 표면적 원인은 한국 국회에 계류 중인 ‘대미투자특별법’이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관세 인하(25%→15%)의 전제 조건으로 한국의 대규모 투자와 이를 뒷받침할 입법을 요구했다.

문제는 입법 속도를 정부가 강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여기에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의 구체성 결여도 미 측의 불신을 키운 요인으로 지적된다.

김 장관은 귀국 일정을 미루고 30일 오전 다시 상무부 청사를 찾는다. 29일 저녁 도착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제이미슨 그리어 USTR(무역대표부) 대표를 만나 측면 지원에 나선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미국이 관세 재부과를 지렛대 삼아 한국의 비관세 장벽을 거론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어 대표는 한국의 플랫폼법이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고, 농축산물 검역에 대해서도 한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관세 인상의 즉각적인 시행을 막고 유예를 따내는 것이다. 하지만 미 수뇌부가 공통적으로 ‘한국의 이행 의지’를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라, 전격적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통상전문가는 "이번 사태를 조기에 봉합되지 못하면 제2의 관세협상 국면이 될 것"이라며 "현재로선 오해를 불식시키고, '조건부 유예' 정도를 받아내는 성과가 최선일 것"이라고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