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 에이비엘바이오, 사노피 우선순위 조정…“임상 전략 재정비”[분석+]

입력 2026-01-30 10:43
수정 2026-01-30 16:37


에이비엘바이오가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이전한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ABL301(SAR446159)이 개발 우선순위에서 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에이비엘바이오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사노피와 후속 임상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30일 오전 기준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코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5% 급락하며 21만원을 횡보 중이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1조7000억원이 내려 앉은 데엔 파트너사 사노피가 ABL301을 개발 우선순위 조정 대상으로 분류한 게 영향을 줬다.

전날 사노피는 지난해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신약 개발 현황을 공개했다. 에이비엘바이오로부터 도입한 ABL301은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1상(Phase 1)’ 파이프라인으로 분류됐지만 이번 4분기 자료에선 ‘우선순위 조정(deprioritised)’ 항목으로 분류가 변경됐다.

사노피의 파이프라인 분류 기준을 보면 다음 단계로 진입하는 자산에 대해서는 ‘승인(approved)’, ‘허가 신청(to registration)’, ‘3상(phase 3)’, ‘2상(phase 2)’ 등의 표현을 사용한다. 데이터 문제로 개발 방향을 재검토하는 경우에는 ‘부정적(negative)’이란 표현을 쓰고 임상 중단 시에는 ‘종료(terminated)’로 명시한다. 이번 ABL301 사례에 사용된 ‘deprioritised’는 개발 중단이 아니라 내부 우선순위를 낮춘 경우에 해당한다.

ABL301은 파킨슨병(PD) 치료를 위한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로 2023년 에이비엘바이오가 사노피에 총 마일스톤 1조3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뇌혈관장벽을 통과해 약물의 뇌 내 농도를 높이는 그랩바디-B 플랫폼을 적용했다. 알파시누클레인(α-synuclein) 응집체 선택적 결합과 IGF1R을 동시에 타깃한다.

지난해 3분기 에이비엘바이오는 ABL301의 임상 1상까지 마쳤다. 임상 2상부터 사노피가 주도해 개발을 이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파이프라인 업데이트 이후 후속 임상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닌 지에 대한 풍문이 확산됐다. 사노피는 컨퍼런스콜에서 ABL301과 관련한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기술반환 이슈와 전혀 무관하며,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개발 전략 재정비 과정에서의 우선순위 조정”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사노피로부터 공식 답변을 받았으며 ABL301의 임상 개발과 상업화 권리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환경에서 사노피가 ABL301의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보다 치밀한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했다.

사노피가 알파시누클레인 타깃을 둘러싼 경쟁 상황을 고려해 임상 전략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후속 임상의 구체적인 타임라인을 확정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우선순위 조정’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301의 임상 개발이 중단되거나 계약이 해지 또는 파기된 것은 아니다”며 “현재도 사노피 파이프라인 자산으로 유지되고 있고 후속 임상 진행을 위해 면밀한 준비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후속 임상에서는 약물 효능을 보다 직접적이고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는 분석 기법을 활용할 계획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그랩바디-B 플랫폼에 대해서는 기존 파트너십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회사 측은 “GSK와 일라이릴리에 기술이전된 그랩바디-B 기반 연구개발은 계획대로 공격적인 타임라인 아래 진행 중”이라며 “ABL301 임상 1상을 통해 확인한 플랫폼의 안전성과 기술적 유효성에 대해 두 회사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6년 1월 30일 10시 43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