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가비상사태 선포… 쿠바 석유 거래국에 '관세 폭탄' 명령

입력 2026-01-30 09:22
수정 2026-01-30 09:2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미국의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쿠바와 석유 거래를 하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행정명령을 통해 "쿠바 정부의 정책, 관행, 행동은 미국의 안보와 외교 정책에 비정상적이고 특별한 위협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특히 쿠바가 러시아, 중국, 이란 등 적대국과 테러 단체들에 군사 및 정보 시설을 제공하며 미국의 안보를 직접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쿠바에 석유를 직·간접적으로 제공하는 국가의 미국산 수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쿠바의 에너지 수입원을 차단해 경제적 고립을 심화시키고, 나아가 정권 교체까지 유도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는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금융 거래 규제 권한을 부여하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이뤄졌다.

미국은 서반구 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는 것을 주요 외교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쿠바 관련 조치 역시 베네수엘라 사태와 마찬가지로 역내 적대 세력의 거점을 무력화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상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동일한 법을 근거로 상호관세를 부과한 조치에 대해 현재 미 연방대법원은 적법성 여부를 심리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내 마약 중독자 지원을 위한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백악관에는 마약 중독 대응 전담 조직인 '위대한 미국 회복 이니셔티브'가 신설된다. 백악관에 따르면 전체 미국인의 16.8%에 달하는 4840만명이 중독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 신설 기구는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해 예방, 치료, 회복 지원 정책을 통합 관리하고 관련 예산을 조율할 예정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