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우주 데이터센터' 꿈 현실화되나…스페이스X-xAI 합병 검토

입력 2026-01-30 09:32
수정 2026-01-30 09:37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전기차 기업 테슬라 또는 인공지능(AI) 기업 xAI와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 우주와 전기차, AI로 흩어져 있던 머스크의 사업체들이 하나의 거대 '머스크 제국'으로 통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xAI와의 합병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1일 미국 네바다주에는 'K2 머저 서브(Merger sub)'라는 이름의 특수목적법인(SPC) 2곳이 설립됐다. 두 법인 모두 브렛 존슨 스페이스X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임원으로 등재됐다. 통상 이런 법인은 기업 합병을 목적으로 세워진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합병 방식은 xAI 주식을 스페이스X 주식으로 교환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과거 머스크가 X(옛 트위터)를 인수할 때 활용했던 방식과 유사하다.

스페이스X와 xAI가 합칠 경우 '우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는 머스크의 구상이 탄력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머스크는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우주 데이터센터가 "2~3년 이내 현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전쟁부와의 계약 확대에도 유리하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장관은 xAI의 모델을 군사 네트워크에 통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양사가 합병하면 스페이스X의 군사용 위성 서비스인 '스타실드'에 xAI 모델을 결합한 패키지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스페이스X가 테슬라에 합병될 경우 테슬라의 풍부한 현금흐름을 스페이스X의 '스타십' 등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우주 사업에 투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변수는 테슬라 주주들의 반발이다. 테슬라의 자금을 다른 사업에 유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머스크는 2016년 테슬라를 통해 파산 위기에 놓인 자신의 태양광 기업 솔라시티를 인수해 주주들로부터 소송당했다.

'내부 거래'라는 비판에도 머스크는 계열사 간 지분 투자 및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7월 xAI에 20억달러를 투자했고, 테슬라 역시 최근 xAI에 2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테슬라 공시에 따르면 xAI는 테슬라로부터 메가팩 배터리 시스템을 4억3000만달러(약 6000억원) 규모 구매했다. 미 테네시주에 있는 데이터센터 '콜로서스'는 전력 공급 부족 시 메가팩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xAI의 챗봇 그록은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의 고객 지원에 사용됐다.

머스크는 지난해 7월 테슬라와 xAI의 직접 합병 가능성에 대해 "아니다(NO)"라고 일축했다. 다만 "테슬라의 xAI 투자는 주주 투표로 결정할 것"이라며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