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아이폰을 한 대 판매하면 900~980달러(130만~140만원)에 이르는 이익을 남긴다. 삼성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250달러 안팎)의 4배에 이른다.
애플이 엄청난 마진을 남기는 비결은 중 하나는 반도체로 폭리를 취하는 ‘메모리 업셀링’이다.
애플은 아이폰 128GB, 256GB, 512GB, 1TB, 2TB 등 다양한 저장 용량별로 출시한다. 용량이 높아질 때마다 가격이 10~30만원씩 오른다.
예컨대 최신 아이폰17프로 256GB 모델은 179만원, 512GB는 209만원, 1TB 239만원, 2TB 319만원이다. 256GB와 2TB 모델 가격 차이는 ‘두배’에 이른다.
하지만 원가는 얼마 오르지 않는다.
256GB 낸드스토리지 리테일 가격은 40~50달러, 애플은 대량 계약을 통해 절반 가격인 20~30달러 수준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TB 모바일용 낸드 가격은 80~120달러로 업계에선 추정한다. 256GB 모델 대신 2TB를 판매하면 메모리 하나로 120만원가량을 남겨 먹을 수 있다.
반도체를 직접 만들지 않으면서, 원가 대비 10배 이익이 나는 장사를 하는 셈이다. 업계에서 “재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부리고 실제 이익은 애플이 가져가는 구조”라고 말한다.
메모리 장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많은 사용자는 사진과 파일을 백업하기 위해 애플 클라우드 서비스를 별도로 구독한다.
애플 클라우드는 요금제는 50GB, 200GB, 2TB, 6TB, 12TB가 있다. 월 요금은 차례대로 1100원, 4400원, 1만4000원, 4만4000원, 8만8000원이다.
특히 128GB 같은 낮은 용량의 아이폰을 구매한 소비자는 클라우드 유료 요금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아이폰 128GB 모델을 ‘클라우드 미끼’로 부르는 이유다.
업계에선 아이폰 전체 영업이익의 20~30%가 메모리 업셀링에서 나온다는 추정도 있다. 애플은 메모리 업셀링과 관련한 판매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다.
이제는 애플이 과거와 같은 10배 폭리를 취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공지능(AI)발 반도체 부족으로 메모리 가격이 오르고 있어서다. 그동안 메모리 가격 상승은 D램이 주도해왔는데, AI데이터센터에서 저장장치 투자가 늘어나면서 낸드로 상승세가 옮겨붙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4분기 낸드플래시 평균 가격이 전분기 대비 33~38% 올랐고, 올 1분기에는 추가로 30%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낸드 판매 가격은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포함한 수치로, 모바일 낸드의 가격 상승세는 이처럼 가파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