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지하철역 화장실에 버려진 뱀…알고 보니 멸종위기종이었다

입력 2026-01-30 07:44
수정 2026-01-30 07:47


서울 강남구 관내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구조된 유기 뱀 가운데 한 마리가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확인돼 국립생태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일반 분양이 제한된 종으로 확인되면서 지자체 보호 체계에서 국가 전문기관 관리 체계로 전환됐다. 이색 반려동물 유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책임 사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기 뱀 2마리 중 1마리 CITES 2급 확인
30일 강남구에 따르면 지난 4일 관내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뱀 2마리가 발견돼 역 직원 신고로 구조됐다. 구는 즉시 보호 조치에 나서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주인 찾기 공고를 게시했지만 공고 기간 내 소유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한강유역환경청 확인 결과 구조된 개체 가운데 1마리가 국제적 멸종위기종 CITES 2급인 볼파이톤으로 판명됐다. 멸종위기종은 관련 법령에 따라 소유자 외 일반 분양이 제한된다. 구는 환경청과 협의해 해당 개체를 지난 1월 22일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으로 이송했다. 반려동물 유기 꾸준…책임 사육 촉구
최근 이색 반려동물 유기가 공공안전과 동물복지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의 최근 3년 유기동물 통계를 보면 개와 고양이를 제외한 파충류 조류 등 기타축종 유기 비중은 2023년 14% 2024년 15% 2025년 6%로 매년 발생했다.

호기심으로 사육했다가 성체가 되며 관리가 어려워지자 공공장소에 유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구 관계자는 공공장소 파충류 유기는 시민 불안을 키우고 동물에게도 치명적인 학대라며 책임 있는 사육을 강조했다.

강남구는 유기동물 유형에 따라 보호 체계를 달리 운영하고 있다. 멸종위기종 등 일반 입양이 불가능한 동물은 국립기관 등 전문 보호 체계로 연계하고 입양이 가능한 유기동물은 정착 지원을 강화한다. 유기동물 입양 가구에는 입양비를 지원하고 유기동물을 입양한 구민에게는 펫보험을 1년간 지원한다. 명절 연휴 반려동물 돌봄 쉼터 운영 등에서도 유기동물 입양 가구를 우선 지원한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생명 존중 문화 확산을 위해 신속한 구조와 투명한 행정을 이어가겠다며 무책임한 유기 행위에는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