켑카 이어 리드까지…흔들리는 LIV골프, 반격 성공할까

입력 2026-01-30 07:05
수정 2026-01-30 07:20


사우디 아라비아 자본을 기반으로 한 LIV골프가 개막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요동치고 있다. 간판스타였던 브룩스 켑카(미국)가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상태에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로 돌아간데 이어, 패트릭 리드(미국)까지 PGA투어 복귀를 발표하면서다. 추가 이탈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올 시즌 LIV골프 흥행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켑카 이어 리드까지… 간판급 연달아 이탈
PGA투어는 29일(한국시간) "리드가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그는 올해 8월 25일부터 PGA투어 출전 자격을 회복한다"고 발표했다. '필드의 악동'으로 불리는 리드는 2018년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을 포함해 PGA투어 통산 9승을 올린 베테랑이다. 2022년 6월 LIV골프 출범 직후 이적한 뒤 지난해까지 4시즌을 LIV골프에서 활동했다.

이날 리드는 SNS를 통해 "가족과 신중한 고민 끝에 더 이상 LIV 골프에서 뛰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PGA 투어에 복귀하게 됐음을 기쁜 마음으로 발표한다"고 밝혔다. PGA투어에 대한 애정도 거듭 밝혔다. 그는 "저는 본질적으로 전통을 중시한다"며 "난 PGA 투어에서 뛰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곳은 아내와 함께한 내 골프 인생의 이야기가 시작된 무대다. 지금까지 주어진 기회들에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리드는 단 DP월드투어나 아시안 투어 위주로 활동하다가 PGA투어 가을시리즈부터 본격적으로 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리드의 탈퇴는 큰 파장을 낳고 있다. LIV골프의 간판스타였던 켑카에 이어 또다시 '빅네임'이 이탈하면서다. 리드는 지난주 DP월드투어 히어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 출전해 "아직 (LIV골프와의) 계약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이변이 생길 수 있음을 암시했다. 그리고 대회에서 우승한 직후 PGA투어로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켑카가 이번주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으로 PGA투어 복귀전을 앞둔 상황에서 리드의 LIV골프 탈퇴가 더해지면서 LIV골프에 충격을 더한 모양새다.



◆LIV-PGA투어 4년만에 '전세 역전'
LIV골프는 2022년 출범 이후 PGA투어 간판급 스타들에게 거액의 계약금을 주고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PGA투어는 시그니처 대회 편성, 선수 영향력 프로그램 등으로 톱랭커들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한편, '출전 금지' 등 강수로 선수 이탈 단속에 나섰다. 두 리그는 이듬해 극적으로 합병을 선언했지만 이렇다할 진척을 만들지 못하고 사실상 딜이 파기된 상태로 접어들었다.

LIV골프 출범 4년, 이제 분위기가 바뀌었다. 2024년까지 욘 람(스페인), 티럴 헤튼(잉글랜드)을 비롯해 사실상 은퇴상태였던 앤서니 김(미국)을 영입하며 화제몰이에 성공했지만 지난해부터 톱랭커 영입 소식이 뚝 끊긴 상태다.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 켑카, 리드 등 빅네임들이 이탈했지만 이들의 빈자리를 채울 대어급 선수 영입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 상태다. 그나마 미국 대학 챔피언을 지낸 마이클 라사소의 영입, PGA투어에서 활동하던 안병훈,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스타 송영한이 합류해 '코리안 골프클럽' 팀을 꾸린 것이 성과다.

세계랭킹 포인트를 인정받지 못한 것은 LIV골프의 입지를 줄인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LIV골프는 출범부터 54명의 톱스타가 커트 탈락 없이 3라운드의 경기를 치르는 포맷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 형식 탓에 세계랭킹 포인트를 인정받지 못했다. 세계랭킹은 메이저대회, 올림픽 출전권 등을 정하는 기준이 되기에 선수들의 활동 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LIV골프는 아시안투어와 협력해 선수들이 세계랭킹 포인트를 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대회를 개최하는 형식도 선수들에게 부담이 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켑카는 지난 28일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을 앞두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가족이 저의 가장 큰 결정 이유였다. PGA투어로 돌아오면 가족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다"고 강조했다. 미국, 아시아, 유럽, 호주 등 전 세계를 이동하며 대회를 뛰는 방식이 오히려 더 부담이 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PGA투어는 본격적으로 'LIV골프 흔들기'에 나섰다. 다음달 3일까지만 운영하는 '회원 복귀 프로그램'이 무기다. 최근 2년간 PGA투어에서 활동하지 않고, 2022년부터 최근 4년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4대 메이저대회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를 대상으로 '1년 출전 금지' 패널티 없이 곧바로 복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2022년 LIV골프로 이적했지만 이듬해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켑카는 이 제도의 첫번째 수혜자다.

회원 복귀 프로그램의 대상이 되는 LIV골프 소속 선수는 욘 람, 캐머런 스미스, 브라이슨 디섐보다. 세 선수 모두 "올해는 LIV골프에 집중하겠다", "올해까지 LIV골프와 계약되어 있다"며 PGA투어로 옮길 뜻이 없다고 밝혔지만 계약 완료 이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며 여지를 남겨뒀다.



◆72홀 변신·국가대항전…LIV 반격 성공할까
LIV골프는 새로운 체제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올해부터 모든 대회를 72홀 체제로 바꾸기로 했다. 세계랭킹 포인트를 인정받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현재 OWGR은 LIV골프의 랭킹 포인트 자격을 심사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랭킹 포인트를 인정받게 되면 선수들의 가장 큰 불만이 해소된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72홀 체제를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출범 당시 합류멤버인 버바 왓슨(미국)은 "LIV골프의 샷건 방식에는 54홀이 더 적절하다"며 "팬들이 기대하는 긴장감, 혼란은 54홀이 더 효과적으로 만들어낸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팀전 강화도 새로운 무기다. '아이언 헤드'팀이 안병훈 송영한 김민규 등으로 구성된 '코리안GC'가 새롭게 꾸려진데 이어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이 이끄는 '스팅어 골프클럽'도 멤버를 전원 남아공 선수들로 교체하고 '서던가즈GC'로 변신했다.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이끄는 파이어볼스GC 역시 전원 스페인 선수로 팀을 꾸렸다. 국가대항전 성격을 키우면서 팀전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팬들의 충성도를 이끌어 내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팀전 상금도 크게 올리기로 했다. 팀 상금은 기존 500만 달러에서 1000만 달러로 두배 늘어난다. 또 13개 모든 팀에게 매 대회 상금이 주어지고, 팀 순위 상위 3개 팀 선수들에게는 각각 230만 달러를 제공하기로 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