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만이 자체 제작한 첫 잠수함의 수중 테스트를 실시한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30일 중국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전날 대만국제조선공사(Corporation Shipbuilding and Development Corporation·CSBC)는 2023년 진수한 첫 대만산 방어형 잠수함(IDS) '하이쿤호(海鯤·Hai Kun)'의 잠항 테스트를 29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SBC 측은 지난해 6월17일 이후 가오슝 항구 인근에서 6차례 해상 테스트를 했으며 이날 50m 잠항 테스트에 나선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하이쿤호가 항만승인시험(HAT)을 완료하고 해상승인시험(SAT)을 하고 있으며, 이번 테스트가 성공하면 통합시스템 평가와 작전 능력 평가가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 수중 테스트는 건조된 잠수함 선체의 구조적 안정성과 내압 성능 등을 검사하며, 사실상 실전 배치를 위한 전 단계라고 설명했다.
현지에선 대만이 2023년 9월 공개한 첫 자체 잠수함 하이쿤호를 두고 단순한 무기 체계가 아니라 대만 안보 전략의 방향 전환을 상징하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쿤호는 해외 도입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대만이 스스로 설계·건조한 첫 전력이다. '하이쿤'이라는 이름에서 '海(하이)'는 바다를 의미하고 '鯤(쿤)'은 중국 고전 '장자'에 등장하는 전설 속 거대 물고기 '쿤(鯤)'에서 따왔다.
하이쿤호의 건조 주체는 대만 최대 조선사인 CSBC다. 설계와 통합은 대만국방과학연구소(NCSIST)가 맡았고, 전투체계와 센서 일부는 미국과 서방권 장비를 통합했다. 대만은 과거 네덜란드에서 도입한 잠수함을 운용해 왔지만 중국의 외교 압박으로 추가 도입이 막히자 2010년대 중반부터 자체 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기본 설계는 서방 디젤-전기 공격형 잠수함 계열을 차용했다. 배수량은 잠항 기준 약 2500~3000t급으로 추정된다. 길이 70m, 폭m에 승조원은 약 60명 안팎이다. 중어뢰 18발과 하푼 미사일을 탑재하고 잠항 중에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갖췄다. 최고 잠항 속도는 약 17노트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설계상의 핵심 특징은 X자형 방향타(X-rudder)다. 이는 저속 기동성과 수중 조종성을 크게 높여 연안과 얕은 해역이 많은 대만 주변 환경에 유리하다. 대만 해협은 평균 수심이 얕고 해저 지형이 복잡해 고속·대형 잠수함보다는 정밀한 기동과 은밀성이 더 중요하다.
대만이 잠수함 건조에 나선 이유는 공군과 해군 수상 전력에서 중국의 압도적인 물량과 미사일 전력 앞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중국에 맞서기 위한 가장 확실한 전력이어서다. 방산테크 전문가들은 "잠수함은 탐지 자체가 어렵고 상대의 해상 교통로와 상륙 작전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비대칭 전력"이라며 "중국 해군이 대만 해협을 건너 병력을 투입하려면 수송선과 호위함대가 반드시 좁은 해역을 통과해야만 하는데, 이 병목 구간에서 잠수함은 가장 치명적인 억지 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은 추가 IDS 건조를 위한 3천억 대만달러(약 13조6000억원) 규모 특별예산 편성해 잠수함 '전대'를 '함대'로 격상할 예정이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