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성과급 판결이 나온 29일 유사 소송이 대법원에 계류 중인 기업들은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대법원이 ‘근로 제공과의 직접적이고 밀접한 관련성’을 핵심 판단 기준으로 제시하면서 각 기업의 성과급 설계 방식에 따라 판단이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원은 이날 목표 인센티브는 근로 제공과 직접, 밀접한 관련성이 있어 임금으로 인정했지만, 성과 인센티브는 근로자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며 임금성을 부정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최근 노사 합의로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고 10년간 유지하기로 명문화한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 사건 역시 초과이익에 대한 성과급인 만큼 삼성전자 판결과 비슷한 결론이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석유화학 대기업의 인사 담당 임원은 “목표 인센티브가 성과 인센티브보다 총액은 적지만 매년 수백만원씩 꼬박꼬박 나가는 구조라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목표 인센티브와 성과 인센티브의 구분이 불확실해 판결 내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등 퇴직연금을 확정기여형(DC형)으로 전환한 기업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다. DC형은 매년 성과급을 그때그때 연금 계좌에 반영하기 때문에 퇴직 시점에 평균임금을 재산정해야 하는 확정급여형(DB형) 기업보다 타격이 작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삼성전자 퇴직자는 목표 인센티브로 연간 800만원을 받았다. 고용노동부 산식에 따라 월 평균임금에 반영하면 66만7000원이 추가된다. DC형은 회사 부담이 연간 66만7000원 늘어나지만 DB형 퇴직금 제도에서 20년 차 근로자는 퇴직금이 1334만원가량 증가한다. 원고 측 박창한 법무법인 에이프로 변호사는 “근로자가 실제로 제공한 근로의 대가인지를 지급 구조와 운영 실태를 토대로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을 대법원이 처음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곽용희/허란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