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법원에서 뒤집힌 평균임금 판결, 후폭풍 줄일 방안 찾아야

입력 2026-01-29 17:39
수정 2026-01-30 00:06
대법원이 어제 삼성전자가 반기에 한 번씩 지급하는 ‘목표 인센티브’를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15명의 직원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2019년 1심 제기 후 7년, 대법원 계류 5년 만에 나온 결과다.

삼성전자의 인센티브는 소속 조직이 정해진 목표를 달성할 때 지급하는 목표 인센티브와 개인의 생산성을 따지는 ‘성과 인센티브’로 나뉜다. 대법원은 이 중 목표 인센티브를 임금의 일부로 간주해 평균임금에 반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근로자별 기준급을 바탕으로 사전에 지급 규모가 설정되는 만큼 임금 성격이 강하다는 논리였다.

평균임금은 퇴직 직전 3개월간 받은 총임금을 일당으로 환산한 금액이다. 한 달 치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한 액수가 근로자가 받는 퇴직금이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삼성전자는 목표 인센티브를 포함해 계산한 평균임금을 기반으로 직원들의 퇴직금을 다시 산출해야 한다. 대법원의 결정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인센티브 중심의 임금체계를 갖춘 기업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성과 인센티브까지 임금으로 분류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목표 인센티브 반영만으로도 퇴직금 지출이 크게 늘어난다.

판결 후폭풍도 우려스럽다. 목표 인센티브를 성과 인센티브로 전환하거나 인센티브 비율을 낮출 것을 요구하는 사측과 이를 반대하는 노측의 대립이 불을 보듯 뻔하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2024년 대법원 판결이 서울 시내버스 운행 중단 등 무더기 파업으로 이어진 전례가 되풀이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평균임금 판결은 기업이 퇴직금으로 보관하는 DB형 퇴직연금과 근속연수가 늘어날수록 평균임금이 올라가는 호봉제 상황을 전제로 한다. 매년 퇴직금을 정산해 근로자에게 운용을 맡기는 DC형 퇴직연금과 맡은 일에 따라 급여가 달라지는 직무 성과급제를 도입하는 것만으로도 노사 간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임금 체계와 퇴직금 제도 개편을 서두를 수 있도록 노사는 물론 정부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번 판결이 글로벌 기업과 경쟁 중인 우리 기업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