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로봇 생산현장 투입은 피할 수 없다"

입력 2026-01-29 17:58
수정 2026-01-30 01:36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인공지능(AI) 시대로 도래한 로봇의 생산 현장 투입을 ‘다가오는 거대한 수레’에 비유하며 “피할 수 없다”고 했다. 현대자동차의 휴머노이드 로봇 공장 투입 방침에 반발하는 노동조합을 향해서도 “결국 빨리 적응해야 한다”고 했다. AI 기반 자동화 움직임에 반발하는 노조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한편 AI가 불러올 노동시장 환경 변화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생산 로봇을 현장에 못 들어오게 하겠다고 어느 노조가 선언한 것 같다. 그런데 흘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AI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며 24시간 먹지도 않고 일하는 세상이 곧 오게 돼 있다”고 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소식지에서 “사측이 생산 현장에서 사람을 배제하고, 오로지 AI 기반 로봇만으로 운영할 수 있는 꿈의 공장을 구현하려 한다”며 “회사 측이 일방통행하면 판을 엎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노조의 움직임을 “진짜는 아니고, 투쟁 전략·전술의 일환일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AI가 할 수 없는 고도의 일자리 아니면 AI 로봇이 하지 않는 더 싼 노동으로 일자리가 양극화된다고 예측하지 않냐”며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李, 로봇 투입 반발하는 노조에 "빨리 적응해야"
"전국민에 AI 학습 기회 부여해 많은 사람이 생산에 참여해야"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로봇과 인공지능(AI) 시대를 ‘다가올 미래’로 규정하고 사회 전반이 이에 빠르게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AI와 관련해 참 말이 많다. 저도 자세히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그러나 한 가지는 알 수 있다. 피할 수 없다,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사례를 들며 로봇 시대 생존법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증기기관, 기계가 도입됐을 때 사람들 일자리를 뺏는다고 ‘기계를 부수자’ 이런 운동이 있었다”며 “(그 이후엔) 증기기관 기계를 통제하는, 조정하는, 만들어내는, 수리하는 이런 기술이 필요했다. 거기에 적응을 빨리빨리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급변하는데 AI도 비슷하다고 본다”며 “모든 국민이 이걸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AI와 로봇 도입을 최대한 빨리 인정하고, 이를 다루는 기술을 학습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정부는 국민이 AI를 학습할 기회를 부여하고, 이걸 도구로 많은 사람이 생산에 참여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현대자동차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2028년 미국 메타플랜트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노조가 강하게 반발했지만 현대차는 이날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작년 말부터 메타플랜트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술 실증을 하고 있다”며 강행 의사를 재확인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노조의 반대가 과거 러다이트운동처럼 시대 흐름을 거스를 수 있다는 우려를 이 대통령이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 대통령은 로봇 시대의 ‘그림자’로 노동 양극화를 거론하며 이에 대비하기 위한 기본사회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의 공약인 기본사회는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공공의료 강화, 맞춤형 공공주택 공급, 공교육 강화 등을 패키지로 묶은 정책을 일컫는다.

이 대통령은 “위험한 측면은 악용되는 사례도 있겠지만 지나치게 한쪽으로 집중돼서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극단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기계, AI가 할 수 없는 고도의 노동 일자리 아니면 AI 로봇이 하지 않는 더 싼 노동, 이렇게 일자리가 양극화할 것이라고 예측하지 않냐”며 “어차피 올 세상이면 우리가 미리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얘기했다가 사회주의자, 빨갱이 (등) 과격한 이런 얘기 많이 들었다”면서도 “여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본사회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한 동의 정도가 상당히 높아진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에 국내 증권시장을 백화점에 비유하며 부실기업을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국거래소는 일종의 백화점인데 상품 가치 없는 썩은 상품, 가짜 상품이 많으면 누가 가겠느냐”며 “상품 정리부터 확실히 하고 좋은 신상품을 신속히 도입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또 “소매치기도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며 주가 조작 등 시장 교란 행위를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드러냈다.

김형규/양길성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