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1세기 말까지 국민연금 기금이 소진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도 경제 상황에 따라 연금 수령액 등을 조정하는 ‘자동조정장치’ 도입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 대신 국민연금 기금 고갈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국고 조기 투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29일 서울 동자동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5년엔 모수개혁으로 재정 안정화를 위한 걸음을 내디뎠다면, 향후 추가 개혁은 소득 보장에 방점을 찍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금 추가 개혁 논의에서 재정 안정성보다 소득 보장을 중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는 특히 자동조정장치에 대해 “논란이 있다”며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김 이사장은 “충분한 노후 소득 보장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급여 삭감을 중심으로 한 자동조정장치가 도입되면 또 다른 노후 빈곤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며 “이미 제도를 도입한 일본·독일과 한국의 여건 차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기금의 재정 건전성을 중시하는 진영에서는 유례없는 고령화·저출생 여파로 미래 세대의 보험료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자동조정장치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더 내고 더 받는’ 국민연금 개혁이 이뤄지면서 기금 고갈 시점은 2064년으로 기존보다 8년 늦춰졌지만,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해소되지 않았다.
김 이사장은 기금 소진을 늦추기 위한 대안으로 국고 조기 투입을 거론하며 “국민, 연금공단, 국가 세 주체가 함께 기여해야 기금 소진 없는 연금 제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국가 역할은 독일,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며 “예컨대 현재 시행 중인 출산 크레딧도 65세 연금 수령 때가 아니라 출산 당시 바로 국고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재정경제부는 국고 지원이 확대되면 당장 국채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이 적지 않은 데다 국민연금은 이미 1400조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국고 지원의 우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