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탈팡족’이 퀵커머스(즉시 배송)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1시간 내외로 즉시 배달해주는 퀵커머스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어서다. 배달의민족과 컬리 등 주요 퀵커머스 업체는 최대 실적을 올렸다. 여기에 편의점과 대형마트까지 가세해 퀵커머스 시장이 커지고 있다. ◇배민 장보기·쇼핑 실적 ‘역대 최대’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의 B마트를 포함한 ‘장보기·쇼핑’ 카테고리는 지난해 12월 월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달 전체 주문 수는 전월 대비 15.4% 증가했으며 신규 소비자도 30% 늘었다. 특히 B마트의 신규 소비자가 약 33% 증가해 성장세를 이끌었다. 올해 1월 들어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최근 1주일간(1월 20~26일) 장보기·쇼핑 주문은 쿠팡 사태 직전인 지난해 11월 동기 대비 34.5% 늘었다. 같은 기간 신규 주문 소비자는 71.2% 폭증했다.
이런 급성장 배경에는 강력한 인프라가 있다. 배달의민족 퀵커머스는 전국 약 95% 지역을 커버하는 2만여 개 매장을 기반으로 주문 직후 30분 내외에 배달해준다.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부터 CU, GS25 등 편의점까지 확보하며 상품군을 대폭 확장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최저가 도전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퀵커머스가 비싸다는 소비자 인식을 적극적으로 개선한 것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컬리의 퀵커머스 서비스 ‘컬리나우’의 지난달 주문 건수도 전년 동월 대비 143% 급증했다. 컬리 제품을 1시간 이내에 배송해주는 컬리나우는 서울 상암동 DMC점, 도곡점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올 1분기에 서초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집콕’ 수요 잡기 나선 편의점오프라인 거점이 많은 편의점업계도 플랫폼 이동 수요와 ‘겨울 특수’를 동시에 누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GS25의 퀵커머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6% 급증했다. 주문 건수도 43% 늘었다. 같은 기간 CU의 자사 앱을 통한 배달 매출은 13% 증가했다. 겨울철 한파와 외식 물가 부담에 따른 ‘집콕’ 문화가 편의점의 퀵커머스 수요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GS25의 지난해 겨울 시즌(1월, 11~12월) 퀵커머스 매출이 연간 퀵커머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넘어선다.
SSG닷컴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바로퀵’ 주문 건수는 전월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바로퀵은 식품·생활용품 등 이마트 상품을 점포 반경 3㎞ 이내까지 1시간 내외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세븐일레븐도 올해 퀵커머스를 집중 육성 카테고리로 선정하고 대규모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퀵커머스 이용층은 MZ세대에서 전 연령대로 확산하고 있다. 바로퀵 서비스 이용자의 연령대별 증가율을 보면 60대가 58%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50대가 51%였다. SSG닷컴은 수요 폭증에 맞춰 바로퀵 물류 거점을 지난달 60곳에서 이달 70곳으로 확대했다. 운영 상품도 서비스 출시 시점 대비 100% 늘려 현재 1만2000여 개 상품을 운영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점포를 물류센터 삼아 즉시 배송하는 퀵커머스 모델이 대중화하자 소비자들의 빠른 배송 시간 기준이 ‘익일’에서 ‘실시간’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