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 액션만으로도 볼 이유가 충분한데?"
제작사 주다컬쳐가 지난 13일 사전 공개한 무술 퍼포먼스 영상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다.
29일 서울 종로구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열린 창작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THE LAST' 프레스콜 현장. 눈앞에서 펼쳐진 배우들의 액션은 제목처럼 '은밀'하고 '위대'했다. 1000만 독자가 선택한 HUN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역대급 스케일로 다시 돌아왔다.
창작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북한 남파 특수공작 5446 부대의 엘리트 요원들이 남한 달동네에 잠입해 바보, 가수 지망생, 고등학생으로 위장해 살아가며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6년 뮤지컬로 재탄생한 이후 10년간 소극장과 중극장을 거치며 독자적인 팬덤을 구축해왔다.
이날 프레스콜에는 추정화 연출과 이규린 총괄 프로듀서를 비롯해 배우 김찬호, 오종혁, 니엘(틴탑), 영빈(SF9), 강하온 등 주역들이 총출동했다. 현장에서는 '프롤로그+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시작으로 '진짜 영웅', '기억한다 내 이름을', '스파이의 조건', '악몽', '죽어서 영원히 살아라', '빨래'까지 총 7가지 주요 장면의 하이라이트 무대가 이어졌다. 특히 이번 시연은 1막의 주요 넘버들로만 구성되어 본 공연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 스크린 찢고 나온 타격감…'초대형 액션 뮤지컬'의 탄생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무대 규모의 확장이다. 10주년을 기념해 1000석 규모의 대극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단순히 공간만 넓어진 것이 아니라, 대극장의 이점을 살려 배우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회전형 세트를 도입해 무대에 입체감을 부여했으며, 오프닝 장면에서는 일루션(Illusion) 효과를 적용해 관객의 시선을 압도하는 비주얼적 강화를 꾀했다.
대극장을 가득 채우는 풍성한 사운드, 그 위로 얹어진 배우들의 탄탄한 가창력은 요원들의 고뇌를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섬세한 연기로 쌓아 올린 드라마의 긴장감은 말과 노래에만 머물지 않았다. 이는 곧바로 폭발적인 '액션 군무'로 이어지며 객석을 숨죽이게 만들었다.
영화 '올드보이'와 '아저씨'의 서정주 무술감독이 합류해 날을 세운 이번 퍼포먼스는 아크로바틱과 비보잉, 절도 있는 군무가 결합된 하나의 예술로 변모했다. 서정주 무술감독은 "10년 동안 사랑받은 작품에 합류하게 되어 떨리기도 했고, 어떻게 그려낼지 고민도 많이 했다"며 "배우들, 창작진과 회의를 많이 해 구도를 잡았고 잘 나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추정화 연출 역시 "이번 시즌의 가장 큰 차이이자 무기는 서정주 무술감독을 장착한 것"이라며 힘을 실었다. 특히 그는 "새롭게 만든 2분짜리 프롤로그 장면을 위해 한 달을 연습했다"고 밝혀, 배우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완성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배우들이 온몸으로 뿜어내는 에너지는 무대 위로 스크린 이상의 타격감을 쏟아내며, '액션 맛집'을 넘어 '초대형 액션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기에 충분했다. ◇ 액션 너머 흐르는 '가족애'… K-뮤지컬의 세계화 꿈꾼다
화려한 액션 뒤에 숨겨진 따뜻한 메시지도 놓치지 않았다. 추정화 연출은 "우리의 매력은 무술에도 있지만, 그들이 인간성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인 '엄마'와 '가족'에 있다"며 작품을 관통하는 휴머니즘을 강조했다. 이규린 총괄 프로듀서 또한 "원작이 가진 방대한 서사와 그 속의 따뜻함을 무대 위에서 훌륭히 구현해 냈다"며 제작진에게 공을 돌렸다.
더불어 이 프로듀서는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를 향한 당찬 포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해외 진출 계획에 대해 "대극장으로 규모를 키운 만큼, 세계 유일 분단국가의 아픔이라는 한국적 서사를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풀어내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작품으로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적 소재와 대중적 화법으로 글로벌 시장까지 겨냥하겠다는 자신감이다.
10년의 내공을 집대성해 한국 창작 뮤지컬의 눈부신 진화를 증명하며 '레전드 시즌'을 예고한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THE LAST'는 오는 30일부터 4월 26일까지 서울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