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우려 차단…공정위 'IP 추적 불가' 익명제보 도입

입력 2026-01-29 14:23
수정 2026-01-29 14:25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유통·대리점·가맹 분야에서 발생하는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익명제보센터 운영을 대폭 강화한다. 제보자의 신원을 원천적으로 확인할 수 없도록 해, 보복 걱정 없이 신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공정위는 29일 익명제보센터의 조사 방식과 절차, 전담 인력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2월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거래 단절 등의 우려로 신고가 어려운 중소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익명성을 보장한 채 조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앞으로는 제보 과정에서 작성자의 IP 주소를 아예 저장하지 않는 방식이 적용된다. 담당 공무원 역시 제보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도록 시스템이 설계돼, 내부를 통한 신원 노출 가능성도 차단된다.

조사 방식도 달라진다. 그동안에는 제보 대상 기업의 다른 거래까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제보자를 추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특정 기업에 한정해 조사하기보다, 해당 업종이나 분야 전반의 유사 사례로 조사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제보 처리 속도도 빨라진다. 기존에는 제보 내용을 한 달 단위로 검토했지만, 앞으로는 이를 2주 단위로 단축한다. 전담 인력도 분야별 1명 수준에서 최대 5명으로 늘려 전담팀을 운영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익명제보 강화로 보복 우려 때문에 드러나지 않았던 불공정 관행을 보다 폭넓게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급사업자·납품업자·가맹점주 등 경제적 약자의 피해를 신속히 구제하고, 불공정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