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8년 재판 종지부…회장직 유지

입력 2026-01-29 14:44
수정 2026-01-29 14:45


하나은행 채용 비리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함 회장은 지난 2018년 첫 기소 이후 8년 가까이 안고 있던 사법 리스크(위험 요인)에서 사실상 벗어나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함 회장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 중 업무방해 부분을 29일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은 “1심에서 2016년 합숙면접 당시 채용 담당자들은 일관되게 함 회장으로부터 합격 기준에 미달하는 지원자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받은 사실이 없고 인사부장이 함 회장에게 보고하기 전후로 합격자 변동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며 1심은 이 증언의 신빙성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2심에서도 이와 다른 취지의 증언이 없었고 2심이 든 여러 간접 사실들은 논리와 경험칙, 과학법칙에 의해 뒷받침된다고 보기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함 회장의 공모 사실을 인정하기 충분할 만큼 우월한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함 회장은 하나은행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5년 신입사원 공개채용 당시 지인의 청탁을 받고 서류 전형과 합숙면접, 임원면접에 개입해 특정 지원자의 점수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2년 1심 재판에서는 무죄가 나왔으나 이듬해 2심 재판에서 유죄로 뒤집히며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형을 받았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다. 2심 판결이 확정됐다면 함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날 위기였다. 그러나 대법원이 이날 이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해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내며 함 회장은 남은 임기를 채울 수 있게 됐다. 2025년 3월 연임에 성공한 함 회장의 임기는 2028년 3월까지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2심 재판부가 유죄 판결을 내렸고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다만 해당 혐의는 벌금형이 나왔기 때문에 회장직과는 무관하다.

하나금융 측은 함 회장이 대법원 판결로 채용비리 연루 혐의를 벗은 것과 관련 “공명정대한 판결에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판결을 계기로 향후 하나금융은 안정적인 지배 구조 속에서 더 낮은 자세와 겸손한 마음으로 어렵고 힘든 금융 소외 계층을 세심하게 살피며 국가 미래 성장과 민생 안정 지원을 위한 생산적 금융 공급 및 포용 금융 확대에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