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무죄, 배심제였으면 나왔겠나"…'AI 판사론'까지 나온 이유

입력 2026-01-29 10:30
수정 2026-01-29 10:39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명태균 여론조사 비용 대납 혐의에 대해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자, 더불어민주당 내 율사 출신 의원들이 "국민 법감정과 동떨어진 판결"이라며 사법부를 향해 맹폭을 퍼부었다. 이들은 '국민참여재판(배심제)' 확대와 심지어 '인공지능(AI) 판사' 도입 필요성까지 거론하며 재판부의 판단을 강도 높게 성토했다.


검사장 출신인 양부남 민주당 의원과 판사 출신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김어준씨 유튜브 방송에 나와 전날 서울중앙지법의 판결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양 의원은 이번 판결을 두고 "판사가 국민의 법 감정과는 동떨어진 자기만의 성을 쌓고 사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지금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고 직격했다. 양 의원은 재판부가 주가조작 공모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법리 해석에 대해 "해괴망측한 법 이론"이라고 규정하며 사법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 의원은 대안으로 배심제 도입을 강하게 주장했다. 양 의원은 "배심제였으면, 일반 국민이 판단했다면 이걸 무죄 선고하겠느냐"며 "(무죄는) 택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갈했다. 법관의 독점적 판단이 아닌 일반 시민의 상식이 반영된 재판이었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판사 출신인 김승원 의원 역시 재판부가 국민 상식과 괴리되어 있다는 점에 동의하며 한발 더 나아가 'AI 판사' 도입론을 꺼내 들었다. 김 의원은 "배심제뿐만 아니라 정말 'AI 판사'를 도입해야 되지 않냐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며 "국민의 상식과 너무 동떨어진 판결"이라고 한탄했다. 이에 양 의원이 "법원에 그런(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판사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맞장구를 치자, 김 의원은 이번 판결의 파장을 우려하며 학계의 비판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재판부가 판결문이나 법정에서 사용하는 언어의 난해함도 꼬집었다. 그는 "(재판부가) 법정에서 사자성어를 쓰고 그러는데, 이게 지금 무슨 한글 서당이냐"며 권위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법원 문화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항소심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대로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김 여사의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으나, 여권이 '국정농단의 본류'로 지목해 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혐의와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에 대해서는 증거 부족과 법리적 이유를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민주당은 이번 판결이 김 여사의 핵심 의혹에 면죄부를 준 '봐주기 판결'이라고 규정하고, 당 차원의 강력한 대여 투쟁과 함께 사법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