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밀어낸 'K딸기'의 역습…현대百, '딸기 샘플러' 출시

입력 2026-01-30 07:00
수정 2026-01-30 13:25


지난 29일 충남 홍성군에 있는 한 딸기 농장에서는 신품종 '골드베리' 수확이 한창이었다. 1320㎡ 규모의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예년과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흔히 볼 수 있는 1kg짜리 대형 상자 대신, 300g 단위의 작은 소포장 용기들이 작업대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명절 선물도 '스몰 럭셔리'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과일 선물 시장의 판도가 품종과 경험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이번 설 명절을 맞아 업계 최초로 다품종 제철 딸기를 한 상자에 담은 '딸기 샘플러(4종)'와 '시그니처 딸기 셀렉션(6종)'을 출시했다. 이번 딸기 선물세트의 핵심은 '품종 다변화'와 '경험'이다. 국내 유통 물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흔한 설향에서 벗어나 홍성군과 농업회사법인 헤테로가 공동 개발한 홍희와 골드베리, 당도가 높은 메리퀸 등 희귀 품종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지난해부터 출하되기 시작한 골드베리는 겉은 붉지만 단면을 자르면 은은한 노란빛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평균 당도가 14브릭스로 일반 딸기(11~12브릭스)보다 높고, 식감이 아삭해 프리미엄 과일을 찾는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K딸기'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최이영 농업회사법인 헤테로 대표는 "단순히 양을 채우는 과일이 아니라 고당도와 독특한 풍미를 지닌 프리미엄 품종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포장 방식부터 품종 구성까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대백화점이 신품종 딸기 선물세트를 선보인 것은 명절 과일 소비 트렌드가 변하고 있는 영향이다. 사과·배 등 전통적인 제사상 위주의 과일 비중은 줄어든 반면, 바로 즐길 수 있는 디저트 과일 선호도는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의 혼합 과일 선물 세트의 구매 비중은 2023년 59%에서 지난해 71%로 급증했다.

무르기 쉬운 딸기의 특성을 고려해 물류 시스템을 개선한 것도 특징이다. 현대백화점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한해 주문 다음 날 바로 배송하는 자체 물류 시스템을 가동한다. 신선식품의 한계를 물류 속도로 극복해 상품성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딸기 외에도 다품종 혼합 구성 확대와 고당도 상품 강화, 그리고 선물 패키지 고급화를 통해 명절 과일 선물 경쟁력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라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