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가량 방치돼 온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동부화물터미널 부지가 ‘직·주·락’(직장·주거·여가) 기능을 갖춘 600여가구 규모의 물류복합단지로 탈바꿈한다. 3년 전 개발 계획을 확정했지만, 사업이 부진해지자 공공기여금을 늘리는 등 밑그림을 새로 그렸다. 노원구 석계역(1·6호선) 일대는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가로 활성화를 유도한다.
서울시는 지난 28일 열린 제1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동부화물터미널 지구단위계획 및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 변경안’ 등 2건을 수정 가결했다고 29일 밝혔다. 2000년대 중반 들어 기능을 잃은 동부화물터미널은 40년간 물류터미널로 지정된 탓에 타 용도로 개발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2022년 사전협상 제도로 개발 계획을 마련하고 이듬해 결정 고시를 마치면서 개발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당초 2024년 상반기 착공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주민 의견 청취 등 행정 절차가 길어지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민간 사업자인 장안복합개발PFV는 지하 화물터미널의 운용 효율성을 개선하고 공공기여금을 약 50억원 늘리는 등 개발 계획을 재검토 및 보완했다.
부지에는 아파트 620가구(미리내집 등 임대주택 76가구 포함)를 비롯한 물류복합단지가 들어선다. 3년 전 계획(아파트 204가구·오피스텔 324실)과 비교해 주택 공급을 늘린 것이 특징이다. 주거동 및 오피스를 기존 5개에서 3개로 줄이는 대신 동 간 거리를 8m(17→25m) 늘렸다. 16층 이하인 오피스 2개 동을 없앤 것으로, 용적률도 565%에서 433%로 낮췄다.
지상부에는 7140㎡ 규모의 입체 녹지를 구축한다. 주동 1~2층에는 교육지원센터, 체육시설, 도서관 등 복합문화시설(연면적 5800㎡)을 조성해 지역 주민에게 개방한다. 중랑천 인접 부지에는 뚝방 산책로와 연계한 체육·문화·여가 거점 ‘펀스테이션’을 짓는다. 현금 200억원을 포함해 총 공공기여는 약 613억7000만원 수준이다.
서울시는 공공기여금을 활용해 중랑천변 수변데크, 장안교 하부 문화공간 등 친수공간사업을 진행한다. 입체 보행교를 조성해 동부화물터미널 부지와 연계할 계획이다. 이번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은 3월 중 결정 고시를 한 뒤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2027년 첫 삽을 뜨게 될 전망이다.
같은 날 ‘석계역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계획 결정안’도 통과됐다. 1·6호선 환승역인 점을 고려한 8만2158㎡ 규모의 지구단위계획구역을 신규 지정하는 내용이다. 업무·상업·주거 복합개발을 유도하는 특별계획가능구역을 4곳 지정한다. 공공기여로 기존 10m 수준이던 석계로를 14m로 넓히고 보행 환경도 개선한다.
특별계획가능구역 외 소규모 필지는 가로 활성화를 위해 주차장 설치 기준을 완화한다. 기존에는 1층을 필로티 구조의 주차장으로 조성해야 했다. 규제 완화로 1층에 상가를 짓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일부 구간의 차량 출입은 제한된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