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 28일 오후 5시 28분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이 2016년 무궁화신탁을 시작으로 금융사 ‘무자본 쇼핑’에 나서는 동안 금융당국은 손을 놓고 지켜봤다. 2020년부터는 오 회장은 대주주 적격성 승인이 필요 없는 캐피탈사로 타깃을 바꿔 인수합병(M&A)을 이어갔다. 오 회장이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들을 회사에 영입해 방어막을 친 게 특혜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오 회장은 현대자산운용과 케이리츠투자운용 등 금융사를 공격적으로 인수하기 시작한 2017년 권혁세 전 금감원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도 무궁화신탁의 사외이사를 지냈다. 오 회장에게 무궁화신탁 경영권을 매각한 이용만 씨도 무궁화신탁 명예회장으로 남았다. 이씨는 은행감독원장, 재무부 장관,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금감원 상호금융검사국장을 지낸 임철순 씨도 키맨으로 꼽힌다. 임씨는 2019년 무궁화신탁의 경영고문으로 합류해 2021년엔 무궁화신탁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임씨는 오 회장과 고등학교 친구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오 회장이 2016년 무궁화신탁을 인수할 때부터 물밑에서 조력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회장은 무궁화신탁을 비롯해 현대자산운용 등에 대해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다. 2020년 민국저축은행 인수 때 처음으로 금융사 M&A에 제동이 걸렸다. 당시 오 회장은 무궁화신탁 자회사인 현대자산운용을 통해 민국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주식매매계약을 맺고, 계약금으로 100억원까지 지급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인수는 무산됐다. 현대자산운용과 민국저축은행의 주식매매계약은 아직 해제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자산운용은 민국저축은행 대주주 측과 소송을 진행 중이다. 오 회장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 허들을 넘지 못하자 심사가 필요 없는 캐피탈사로 눈을 돌렸다. 2022년 관계사인 PEF 운용사 천지인엠파트너스를 통해 무궁화신탁 자금으로 조성한 펀드를 통해 엠파크캐피탈(현 무궁화캐피탈)을 인수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무궁화신탁의 금융사 M&A 때마다 금융위, 금감원에 대한 로비가 세게 들어갔다는 얘기가 파다했다”면서 “지난 10년 동안 오 회장의 금융사 릴레이 인수를 승인해 주고, 부실이 전이되는 걸 지켜본 금융당국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