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00억 뚫더니 '2000억' 승부수…록히드마틴도 반했다 [원종환의 中企줌인]

입력 2026-01-29 06:00
수정 2026-01-29 06:22


“방산과 원자력, 배터리 등으로 시험인증 서비스 분야를 넓혀가며 재도약의 한해를 일구겠습니다.”

허봉재 에이치시티(HCT) 대표는 최근 “올해를 첨단 산업 회사들의 핵심 파트너로 거듭나는 ‘HCT 2.0’의 원년으로 만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이 회사는 출시를 앞둔 제품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시험인증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측정 장비를 점검하는 교정 사업을 함께하는 국내 유일 민간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허 대표는 “차세대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이 늘어날수록 시험인증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며 “통신 분야에서 쌓은 업력을 활용해 업계를 선도하도록 격차를 벌리겠다”고 강조했다. K방산 인기에…7개월치 예약 다 차 에이치시티는 앞서 2018년 정부 허가를 받아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시험인증을 진행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정보통신기기 시험인증이 전체 매출에서 45% 내외를 꾸준히 유지하는 이유다.

매출 확대를 위해 2020년대 초 뛰어든 방산 시험인증도 성과가 나오고 있다. 2019년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 부품을 정비하는 장비를 교정하는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화생방정찰차-Ⅱ(차량형)의 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허 대표는 “군용 전자장치·장비와 유도무기, 함정 및 항공 시스템을 망라해 다방면 시험인증을 소화할 수 있는 인프라가 에이치시티의 저력”이라며 “한 예로 차세대 방산 및 우주 부품 시험을 위해 추가로 구축한 열진공 챔버는 이미 7개월치 예약이 찼을 정도”라고 자평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방산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25% 뛰었다.

최근 기회 요인이 늘어나는 원전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 122억원을 선제 투자해 인프라를 구축하기도 했다. 허 대표는 “전자파 성능검증을 시작으로 내진, 환경 영향 평가를 아우르는 종합 검증 체계를 갖추는 게 목표”라며 “관련 대기업 및 협력사와 설비 성능을 확인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다른 핵심 사업인 전기차와 배터리 시험검증에 주로 쓰이는 고전압챔버도 내년까지 기존 4대에서 6대로 늘릴 계획이다. 美 실리콘밸리서 고객사 확장다방면에서 쌓은 기술로 미국 현지에서 글로벌 기업의 시험인증을 하는 것이 에이치시티의 중장기적 사업 모델이다. 지난해 연면적 400㎡(120평)가량의 미국 산호세 현지 법인을 3300㎡로 확장 이전해 시험인증과 교정을 한 곳에서 소화하는 원스톱 체계를 갖췄다. 이곳에서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신규 기기 시험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허 대표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이점을 살려 현지 고객사를 늘려가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오대양 육대주에 거점을 마련해 글로벌 영향력을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선언한 중국 진출에 대해서는 “현지 기업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지사 설립 시점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이치시티 창립 멤버 중 한명인 허 대표는 2021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국가기술표준원이 주관하는 단체인 표준아너스소사이어티 회장에 취임했다. 허 대표는 “630여명의 전문가와 인공지능(AI) 기술 표준이 산업 현장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자사 역량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도 우상향하고 있다. 2024년 매출 944억원, 영업이익 112억원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매출 1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이 회사는 추정하고 있다. 주가도 긍정적이다. 지난 16일 5460원(KRX 기준)인 이 회사의 주가는 9.8% 증가한 6000원을 기록하며 상향세를 보이고 있다.

허 대표는 “2030년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는 게 앞으로의 계획”이라며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 무상증자 등 친주주 정책을 앞으로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천=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