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증시 유동성이 덜 오른 업종이나 종목들로 퍼져나가는 순환매 장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5년 만에 20조원대로 불어나고, 신용융자도 증가하면서 증시 전반에 온기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18%가량 상승했다. 이 지수는 코스피지수가 급등한 지난해 12월 한 달간 7%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애를 태웠다. 지난달 2% 넘게 내린 ‘KRX 헬스케어’ 지수도 이달 약 10.3% 올라 증시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국내 증시로 돈이 몰리면서 온기 확산을 이끌었다.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지난 27일까지 25조8866억원에 달했다. 한 달 전(14조4169억원)과 비교해 10조원 넘게 불어났다. 월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20조원을 웃돈 것은 2021년 1월(26조4778억원) 후 5년 만이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들어 사상 첫 5000을 돌파하고 5200선까지 넘보면서 대규모 개인 자금 유입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용융자 잔액 역시 이달 들어 사상 처음 29조원을 넘어선 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시 강세에 자신감을 가진 투자자들이 빚을 동원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업종과 종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신증권은 순환매 장세 수혜 업종으로 게임주를 꼽으면서 엔씨소프트를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게임 업종이 그간 지수 상승에 뒤처졌지만, 최근 순환매 장세로 상승 탄력을 회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올해 들어 15.3% 올랐다.
증권가에선 유동성에 기댄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안타증권은 순환매 장세 수혜 업종으로 증권과 바이오, 엔터테인먼트 섹터 등을 꼽았다. 추천 종목으로는 키움증권, 한스바이오메드, 하이브 등을 제시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가파르게 오른 증시가 2월 설 연휴 공백 부담에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2월 증시는 업종별 키 높이를 맞추는 순환매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