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이나 데이터센터 같은 하이테크 산업시설을 지을 때 ‘시간은 곧 돈’입니다.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OSC(탈현장건설) 방식으로 공기를 절반가량 단축할 수 있습니다. ”
이승환 센코어테크 대표(사진)는 28일 “인건비 상승과 산업안전 강화 영향 때문에 건설업도 ‘제조업 활용’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센코어테크는 강(鋼)구조에 특화된 설계·조달·시공(EPC) 전문 건설업체(건축구조시공분야 시공능력평가 1위)다. 공장에서 제작한 모듈을 레고처럼 조립하는 방식으로 산업시설을 짓는다. 획기적인 공기 단축과 초정밀 시공이 가능한 이유다.
이 대표는 서울대 공과대학이 지난달 선정한 ‘관악이 배출한 서울공대 혁신 동문 50인’에 이름을 올렸다. 1975년 관악캠퍼스 개교 이후 산업·연구·학계에서 기술 혁신과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인물을 뽑는 이벤트였다. 그는 “심리적·사회적 장벽으로 건설 현장에 뛰어드는 동문이 드물다”며 “실제 건물을 서 있게 만드는 ‘답’을 주는 엔지니어라는 점을 인정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센코어테크의 모체는 이 대표의 부친이자 ‘국내 건축구조 설계의 선구자’로 꼽히는 이창남 회장이 1973년 설립한 센구조연구소다. 부자가 대학 같은 과(서울대 건축학과) 선후배다. 이 대표는 구조설계에서 한 발 더 나가 구조를 짓는 데 필요한 모듈을 생산하기 위해 2010년 전문건설업체인 센코어테크를 설립했다. 이 대표는 “설계는 책상 위에서 이뤄지다 보니 현장에서 필요한 디테일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설계와 시공을 함께 하면서 현장에서 발생하는 오차와 간섭을 미리 수정하는 DFMA(제조·조립을 고려한 설계)가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설계와 시공 관련 수직계열화 덕분에 하이테크 공정에 필요한 각종 난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상·하부층을 동시에 위로 쌓아 올리는 ‘업업(UP-UP) 공법’ 등 탈현장 건설 특허만 120여개”라고 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 센터 등 첨단 산업시설 시공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청주·이천공장, 삼성전자 평택공장, 삼성 모바일 디스플레이 탕정, LG디스플레이 파주,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공장 등 내로라하는 첨단 산업시설을 시공했다.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들어서는 SK하이닉스 공장과 아마존 입주가 예정된 울산 데이터센터 건설도 맡고 있다. 용인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에는 세계 최초로 클린룸을 3개 층으로 쌓는 ‘트리플팹’이 적용된다. 그는 “공간의 수직 확장으로 작업 효율성이 높아진 것은 물론 층이 높아질수록 발생하는 ‘미(微)진동’도 잡아냈다”고 소개했다. 2024년 말 기준 센코어테크 매출은 1868억원, 영업이익은 290억원이었다.
센코어테크는 싱가포르 마이크론 공장 프로젝트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일본, 대만, 미국 서부 등 강진 지역에 진출하기 위해 ‘내진 접합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며 “설계 단계부터 안전을 고민하는 DFS(설계 안전성 검토)를 고도화하고 국내 주택건설 시장이 직면한 ‘제조업·모듈러 활용’을 대중화하는데 적극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유정 기자/사진= 최혁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