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면 무리한 기소 비판해야" 李 발언 돌려준 김건희 변호사

입력 2026-01-28 16:58
수정 2026-01-28 16:59


"사실 특검은 약간 정치적 수사를 했습니다. 특검에서 당시에 매우 많은 강압수사, 위법 수사가 있었는데 이제는 특검이 그런 위법 수사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대통령께서 법원에서 무죄 판결하면 검찰이 잘못 기소를 한 것이지 왜 항소해서 다투냐고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 말씀이 특정한 계층에만 해당하는 말씀이 아니고 모든 국민에게 공정하게 적용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건희 측 변호사)

자본시장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씨가 28일 1심에서 3개 혐의 중 1개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김 씨 측 변호인단은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며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항소 포기를 촉구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즉각 항소의 뜻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281만5000원을 선고했다.

민중기 특검은 김 씨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20억원, 추징금 9억4800여 만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김 씨가 받은 혐의 중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여론조사(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씨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 청탁과 함께 고가 물품을 전달받은 혐의만 일부 유죄로 판단해 형량이 구형보다 크게 낮아졌다.

특검은 "(김 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알선수재 무죄 부분에 대한 법원의 공동정범 관련 판단, 정치자금 기부 관련 판단, 청탁 관련 판단 등은 법리적으로는 물론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로서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면서 "유죄 부분에 대한 법원의 양형 판단도 사안에 비추어 매우 미흡해 이를 바로 잡기 위해 항소할 예정"이라고 했다.




선고 공판이 끝난 후 김 씨 측 변호인인 최지우 변호사는 법정 밖에서 취재진과 만나 "재판부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정치적 압박도 있었을 것이고, 여론도 그랬다"며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해 재판을 해주신 재판부에 깊은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입을 뗐다.

최 변호사는 김 씨에게 적용한 3개 혐의 중 2개가 무죄로 판단된 데 대해 "특검에서 조속히 항소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께서 법원에서 무죄 판결하면 검찰이 잘못 기소한 것이지 왜 항소해서 다투냐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며 "이 말씀이 특정한 계층에게만 해당하는 말씀이 아니고, 모든 국민에게 공정하게 적용됐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치권력이 수사에 개입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잘 보여준 것"이라며 "피고인이 영부인의 지위여서 다른 사건에 비해 다소 높은 형량이 선고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3대 특검 종료 후) 2차 특검도 하지 않나, 지금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여권은) 우리 편은 (검찰 개혁으로) 검사가 수사하면 안 되고 남의 편은 특검까지 구성해서 검사가 수사하게 한다. 우리 편은 수사·기소 분리해야 하고 남의 편은 수사·기소 일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편은 항소 포기하고 남의 편은 즉각 항소해야 하고, 우리 편을 기소하면 정치적 목적의 조작 수사이고 남의 편을 기소하면 정당한 수사"라며 "이런 아전인수식 처리 방식 이게 올바른 상황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치주의를 완성하려면 공정한 법 집행해야 한다. 법 집행부터 아전인수식으로 하는 것은 문제 있다"고 말했다.

이날 우 부장판사는 판결문 서두에 "권력을 가진 자에게나 이미 권력을 잃은 자에게나 판결은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중국 국빈 방문 중이던 지난 7일 "검찰의 기소가 잘못됐다고 법원이 판결하면 우리는 통상적으로는 잘못 기소한 검찰을 비판한다"며 "희한하게 이재명이나 민주당이 관계되면 법원 판단이 잘못됐다고 검찰을 두둔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이상하지 않나. 기소를 잘못한 것을 탓해야지 왜 법원이 판결을 잘못했다고, 항소해서 판결을 뒤집으라고 하느냐"며 "이것은 완전히 중립성을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준이 그때마다 다르다"면서 "원래 무죄가 나오면 무리한 기소라고 비평하는 것 아니냐"며 "(우리와 관련되면) 묘하게 검찰이 항소를 안 한다고 비난한다. 이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