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수배에도 버젓이 출입국…147억 환치기 범죄자 '덜미'

입력 2026-01-28 10:00
수정 2026-01-28 11:06

서울세관은 147억 원 규모의 '환치기'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국인 A씨에 대해 지명수배 및 입국 시 통보를 출입국 당국에 요청했다. 그러나 A씨는 수차례 한국을 드나들었음에도 당국의 통보는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은 세관에 직접 출입국 상황을 예의주시하라고 요청했고, A씨는 공항에서 검거돼 구속기소됐다.

28일 대검찰청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5년 4분기 '사법통제 우수사례' 5건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번 사례에는 관계 기관에 대한 보완수사나 재수사 요청뿐 아니라 사건 관계인의 인권을 보호한 사례도 포함됐다. 대검은 2025년 3분기부터 사법통제 우수사례를 직접 발표하고 있다.

A씨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지언)의 김지웅 검사(사법연수원 43기)는 출입국사무소가 세관에 입국 통보를 누락한 점을 발견했다. 출입국사무소가 전산이 연계되지 않은 서울세관을 '자동 통보 대상 기관'으로 착각했던 것이다.

김 검사는 서울세관에 "A씨가 재차 입국할 경우 즉시 통보하고 출입국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라"고 요청해 A씨를 검거 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서울출입국외국인청과 간담회를 열고, 출입국 입국 통보 시스템에 서울세관과 같은 전산 미연계 기관의 대상자에 대해 자동 팝업창이 뜨도록 개선했다. 서울세관 수배자 인적사항을 전수 점검해 동일한 오류 사례 3건을 추가로 발견했다.

대검은 "입국 통보 시스템 개선과 국외도피 사범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경찰 단계에서 종결될 뻔한 음주운전 사건이 검찰 단계에서 규명된 사례도 있었다. 2022년 7월 혈중알코올농도 0.206% 상태에서 운전한 B씨는 이듬달 경찰로부터 음주운전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경찰은 이 불송치 기록을 3년이 지난 2025년 11월이 되어서야 검찰에 전달했다. 형사소송법상 불송치 기록은 '지체 없이' 검찰에 보내야 한다.

이에 의문을 품은 서울남부지검 인권보호부(부장검사 김종필)의 구지훈 검사(변호사시험 6회)는 B씨의 CCTV 영상 등 증거를 재확인하고,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추가 조사 없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고, 구 검사는 보완 수사를 통해 B씨의 자백을 받아낸 뒤 재판에 넘겼다. 해당 경찰관에 대한 징계도 요구했다.

두 사례 외에도 경찰에서 불송치된 물품거래 사기 사건을 직접 보완수사해 기소한 김찬구 서울서부지검 검사(변시 9회), 뇌물수수·공여 혐의를 받은 군의원 3명을 보완수사 요구를 통해 기소한 박달재 속초지청 검사(변시 10회), 경찰이 불송치한 업무상 횡령 사건을 보완수사해 재판에 넘긴 이은현 서울서부지검 검사(변시 13회)도 사법통제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