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자동 결제 시스템을 앞세운 무인 매장 사업에서 철수한다. 기술 혁신을 내세웠지만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높은 벽과 수익성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27일(현지시간) 아마존은 자사 오프라인 매장인 ‘아마존 고’와 ‘아마존 프레시’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대신 2017년 인수한 유기농 식품 체인 ‘홀푸드 마켓’의 매장을 확대하고 온라인 배송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폐쇄 매장 중 일부는 홀푸드 마켓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아마존은 "대규모 확장에 필요한 경제적 모델을 구축하지 못했다"며 실패를 시인했다.
아마존 고는 고객이 물건을 가지고 나가면 자동으로 결제가 완료되는 '저스트 워크아웃(just walk-out) 시스템을 도입한 유통 매장이다.
2018년 출범 당시 '유통업의 미래'로 평가받은 이 시스템은 운영 과정에서 기술적 한계에 직면했다. 자동 결제 시스템은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결제를 자동화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상당 부분을 인도 등에 있는 1000여 명의 원격 근무자가 수동으로 검토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시스템 작동을 위해 매장에 수많은 카메라와 무게 감지 센서를 설치한 결과 매장 구조를 자유롭게 바꾸기 어려웠다. 이는 계절별로 제품과 매대를 수시로 바꿔야 하는 유통 매장에는 치명적인 한계로 작용했다.
고객이 직접 카트에 달린 바코드로 제품을 찍고 결제하는 아마존 프레시도 안착에 실패했다. 바코드가 없는 신선식품은 고객이 직접 제품 무게를 달고 결제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커서다. 또 2022년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면서 소비자들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저가 상품을 판매하는 월마트, 알디(Aldi) 등을 더욱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아마존은 앞으로 검증된 브랜드인 홀푸드마켓에 집중할 방침이다. 홀푸드는 2017년 인수 이후 매출이 40% 이상 증가하며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아마존은 수년간 홀푸드 매장을 100개 이상 신설하고, 소형 매장인 ‘홀푸드 마켓 데일리 숍’을 통해 도심 편의점 수요를 공략한다.
동시에 온라인 신선식품 당일 배송 서비스는 강화한다. 2025년 기준 아마존의 신선식품 당일 배송 판매는 전년 대비 40배 급증했다. 자체 매장 운영 대신 기존 유통 인프라를 활용한 배송 효율화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저스트 워크아웃 기술은 직접 운영하는 대신 스포츠 경기장이나 병원 등 제3자 사업자에게 솔루션을 판매하는 B2B 사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