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도 SK증권 '돈줄'…지배구조 유지에 한몫

입력 2026-01-27 18:01
수정 2026-01-28 09:13
▶마켓인사이트 1월 27일 오후 5시 21분

산업은행의 자회사 산은캐피탈은 2018년 SK증권 경영권이 바뀔 때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SK증권 인수를 위해 당시 김신 대표(현 SKS PE 부회장)가 내세운 사모펀드(PEF) J&W파트너스의 앵커 출자자(LP)로 참여했다. 국책은행인 산은은 이 거래에 인수금융을 지원했다. 산은캐피탈에서 당시 투자를 주도한 인물은 SK증권 관계사로 자리를 옮겨 김신 체제의 SK증권 지배구조를 위한 자금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은캐피탈은 J&W가 2018년 SK증권을 인수할 때 조성한 펀드에 100억원을 출자했다. 펀드 출자자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당시 출자를 주도한 것은 산은캐피탈에서 기업금융 실무를 책임지던 이범희 실장(현 NBH캐피탈 대표)이었다. 3년 뒤 SK증권이 리오인베스트가 조성하는 펀드 지분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NBH캐피탈(옛 AJ캐피탈)을 인수하자 이 실장은 산은캐피탈을 나와 NBH캐피탈 대표로 취임했다. 리오인베스트가 NBH캐피탈을 인수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에 SK증권은 260억원(지분 95.94%)을 댔다. 사실상 단일 LP다.

산은은 J&W의 SK증권 인수 때부터 인수금융을 지원했다. 현재까지 인수금융을 네 차례 리파이낸싱(재조달)해줬다. SK증권 주가가 내리막을 타면서 산은 등 인수금융 대주단이 담보로 잡고 있는 J&W 보유 SK증권 지분 19.6%의 가치는 대출금(610억원)보다 적어졌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30~40% 붙여 담보를 처분하더라도 대출을 못 갚는 상황이 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산은 등 대주단은 지난해 9월 대출금을 기존 610억원에서 750억원으로 증액하고 만기도 2년 연장해줬다.

당시 리파이낸싱엔 NBH캐피탈도 참여했다. NBH캐피탈은 J&W 측에 49억원을 빌려줬다. SK증권이 PEF에 출자해 인수한 캐피탈사 NBH캐피탈의 자금이 다시 SK증권 최대주주에게로 흘러간 셈이다. ‘J&W→SK증권→리오인베스트→NBH캐피탈→J&W’로 이어지는 구조다.

다올투자증권도 인수금융 대주단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SK증권은 이병철 다올투자증권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을 때 지분 4.7%를 확보해 백기사 역할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SK증권 대주주 지배력 유지를 위해 관계사 자금이 동원됐다는 것도 문제지만, 관계사를 지배하는 PEF 운용사(GP)의 의사결정에 SK증권이 개입했다면 더 큰 문제”라며 “내부통제가 이뤄지지 않아 금융사가 대주주의 사금고로 전락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