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엔 벌써 '벚꽃 추경론' 확산

입력 2026-01-27 17:47
수정 2026-01-28 01:14
이재명 대통령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벚꽃 추경’ 편성론이 힘을 얻고 있다. 채권시장에선 10조~20조원 규모 추경이 편성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면서 시장금리가 뛰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새해 들어 이날까지 국채선물을 9만5700계약(액면가 9조5700억원) 순매도했다. 지난달 12만8233계약 순매도에 이어 두 달 연속 폭풍 매도세다.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대거 매도한 것은 최근 채권금리 상승(채권가격은 하락)과 맞물린다. 지난해 말 연 2.9% 수준이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올해 들어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13일 연 3%를 돌파했고, 19일에는 연 3.1%대에 진입한 뒤 3%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동결할 것이란 전망과 일본 국채금리의 오름세 등이 시장금리 상승세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최근 들어선 이 대통령의 잇단 추경 언급도 시장금리를 밀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올해 추경 편성을 안 할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 발언 직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오전 한때 연 3.1%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추경을 거론한 건 올 들어 이번이 세 번째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통령 발언은 원론적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의 시각은 다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10조원 규모 추경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신영증권과 하나증권도 정부가 올 2분기 각각 10조~15조원, 14조원 규모의 추경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증권가는 이 대통령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적자국채를 활용한 추경은 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을 근거로 추경 재원은 초과 세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슈퍼호황으로 올해 법인세가 당초 전망보다 더 많이 걷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더라도 추경이 편성되면 시장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