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오천피’와 ‘천스닥’을 막지 못했다.”
국내 증시에 대한 강력한 투자심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마저 이겨냈다. 27일 코스피·코스닥지수는 트럼프발 초반 하락을 곧바로 반전시키며 사상 최초로 종가 기준 5000과 1000을 동시에 웃돌았다. 코스피지수는 2.73% 뛴 5084.85, 코스닥지수는 1.71% 오른 1082.59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매물이 대거 나왔다. 코스피지수는 1.19%까지 하락했다. 관세 위협의 표적이 된 현대차는 4.77% 급락했다. 그러나 곧바로 유입된 외국인과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지수를 상승 반전시켰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4292억원 매수 우위였다.
이날 주인공은 8.70% 급등하며 80만원에 마감한 SK하이닉스였다. ‘닷컴버블’ 시절인 1999년 9월 기록한 77만480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씨티그룹이 SK하이닉스의 강한 현금 창출력을 강조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9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크게 상향한 게 주가를 밀어올렸다. 전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시가총액 2000조원’을 언급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 대주주인 SK스퀘어는 7.26% 상승했고, 삼성전자 역시 4.87% (15만9500원) 오르는 등 반도체주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그동안 조용하던 통신주도 급등세를 탔다. SK텔레콤이 12.30%, LG유플러스가 7.44% 올랐다. SK텔레콤은 미국계 투자회사인 웰링턴매니지먼트의 5% 지분 취득 공시에 이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 지분 가치가 부각되며 급등했다. 장 초반 크게 밀린 현대차는 0.81% 하락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은 외국인과 개인이 순매도세였지만 기관의 이틀 연속 조 단위 매수세(1조6521억원)에 강한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닥 시가총액은 593조123억원으로, 전날의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목별로는 하나마이크론(18.41%) 리노공업(10.62%) 등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가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에코프로(6.3%)와 삼천당제약(6.39%) 등 2차전지와 제약, 바이오주 흐름도 강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4.27%) 등 로봇주는 쉬어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28조4369억원과 17조6304억원으로 집계됐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