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시한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이 중동에 도착했다. 미국이 이란을 겨냥한 공습을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은 협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26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링컨 항모 전단이 역내 안보와 안정을 촉진하기 위해 중동 작전책임지역으로 전개됐다고 밝혔다.
링컨 항모는 스텔스 전투기 F-35C를 비롯해 F/A-18 전투기, EA-18G 전자전기 등을 탑재했고, 전단을 구성하는 구축함 세 척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항모 전단 외에 미군은 요르단 기지로 F-15E 전투기를 전개했고, 방공 무기인 패트리엇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도 역내 배치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정부의 반정부 시위대 유혈 진압과 관련해 군사 개입을 저울질하는 과정에서 내린 출동 명령에 따른 것이다.
중동 지역 관할 해군사령관을 지낸 케빈 도너건 퇴역 해군 중장은 뉴욕타임스(NYT)에 “이란 정부를 향한 공격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며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자산을 집결시킨 목적은 직접적 군사 승리가 아니라 앞으로 협상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항모가 중동에 배치되자 이란은 미국에 대화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정치 매체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이란은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왔고, 그들은 대화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 24일 링컨호 접근 소식에 어떤 형태의 공격이든 우리를 향한 전면전으로 간주해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지만, 물밑 협상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 문제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강경파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돕고 정권을 처벌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반대 측에선 이란 개입의 실익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정권이 약화한 상황을 활용해 합의를 끌어내는 방안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이스라엘은 가자 휴전 발효 3개월 만에 마지막 자국민 인질 란 그빌리의 시신을 가자지구에서 수습하고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생존자와 사망자를 포함한 이스라엘 인질 251명 모두가 본국으로 돌아왔다.
이스라엘은 그간 그빌리 시신 송환을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평화구상 2단계의 중요 조건으로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가 유해 수색 과정에 협조했다”며 “이제는 무장 해제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