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스웨덴의 국민 밴드 ‘아바(ABBA)’가 벌어들이는 외화는 자동차 회사 볼보의 수출액을 앞질렀다. 잘 만든 문화콘텐츠가 국가 주요 산업을 압도한 사례다.
2010년대 들어 K팝이 떠올랐다. 그 중심엔 2013년 데뷔해 올해로 14년 차를 맞은 방탄소년단(BTS)이 있다. BTS가 ‘완전체’로 3월 20일 새 앨범을 내놓는다는 소식에 전 세계가 보내는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전 세계 79회 공연은 벌써 매진이고, 취소 표라도 잡겠다는 대기 인원만 100만 명이 넘는다. 멕시코 대통령까지 나서 추가 공연을 요청할 정도다. 3월 21일 광화문에서 열리는 컴백 무대엔 수십만 명의 인파가 몰릴 전망이다. 경제 효과도 엄청나다. 투어에 따른 직접 수익만 1조6000억원, 간접 경제 효과까지 더하면 동계올림픽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데뷔 14년 차에도 지속 가능한 성장세를 보이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들은 데뷔 초부터 미국 시장에 적극 진출했다. 남자 아이돌은 미국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팽배하던 고정관념에 맞섰다. 아이돌은 음악을 잘 모른다는 시대적 편견에도 맞섰다. 7명 전원이 처음부터 스스로 작곡하는 아티스트로 컸다.
유튜브와 트위터 등 SNS 등을 통해 글로벌 팬덤을 만들어낸 것도 차별화 전략이었다. 무대 위뿐 아니라 무대 밖에서의 콘텐츠로 팬들과 적극 소통함으로써 팬과 아티스트 간의 심리적 경계를 무너뜨렸다. 팬들은 단순히 연예인을 좋아하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자신과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로 여겼다. 아티스트의 성장을 나의 성장으로 여기는 K팝 팬덤만의 현상이다.
감성 영역 뒤에 숨은 이성적 판단도 한몫했다. 어디서 무엇을 해야 팬의 반응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데이터로 파악했다. 현지 음반사 등을 인수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하면서 시장을 철저히 파악했다.
BTS의 성공은 한국 경제의 성공 공식과 여러 지점에서 닮았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 연구개발을 통한 경쟁력, 소비자 중심 사고 등이다. 한국의 이런 강점이 앞으로도 세계시장 공략에 주효할 것이라는 점을 BTS는 증명하고 있다.
고윤상 텐아시아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