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임대주택 의무 운영 기간이 10년으로 길다 보니 사업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전·월세 공급을 늘리기 위해선 5년 임대 후 분양 전환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김성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사진)은 27일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민간임대주택을 10년간 운영한 뒤 집값이 상승하면 분양가 갈등으로 이어지고, 집값이 내리면 미분양이 발생해 임대인 부실을 초래하는 구조”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경남 창원 소재 덕진종합건설 대표인 김 회장은 지난달 대한주택건설협회 제14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덕진종합건설은 경남 진주, 전남 광양·순천 등에서 민간임대 아파트를 비롯해 다양한 주택 사업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건설 자재비 급등과 지역 간 양극화 심화 등으로 주택 건설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주요 지역을 제외하고는 미분양 문제가 심각하다”며 “인건비와 안전 관리비 증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위축 등으로 지방 업체는 고사 위기”라고 했다.
건설회사가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악성 재고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11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2만9166가구 중 85%(2만4815가구)가 지방에 몰려 있다”며 “지방 미분양 주택을 구입할 경우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배제, 주택 수 제외 같은 세제 혜택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말까지 최초로 취득한 전용면적 85㎡·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만으로는 악성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지방에 한해 아파트 매입임대 등록을 다시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김 회장은 원활한 공급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정부에 건설 금융 규제 완화도 건의할 계획이다. 그는 “시공능력평가 순위 100위 밖 중소·중견 건설사를 대상으로 2조원 규모의 전용 PF가 운용되고 있다”며 “보증 규모를 4조원으로 확대하고 신용등급 요건을 BB+에서 BB-로 두 단계 낮추면 지방 건설사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수도권 공공택지 직접 공급과 관련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 회장은 “지난해 민간 참여 사업의 78%가량을 시공능력평가 30위 이내 기업이 했다”며 “택지 매각을 중단할 경우 중견 건설사는 사업 여건이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인천의 일부 택지는 건설사가 직접 시행·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