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수사 왜 못하게 하나"…금감원에 힘 실어준 李대통령

입력 2026-01-27 17:50
수정 2026-01-27 17:51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감독원이 추진하는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과 직무 확대안과 관련, 또다시 금감원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내놨다. 현재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특사경 확대를 놓고 입장 차를 보이며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금감원 특사경이 인지(수사)를 못하게 해놨다고 하더라. 인지를 못하게 하면 어쩌나"라며 "검사에 보고하고 '인지해라'라고 하면 하는 건가"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한 범법 행위가 있다면 그건 공무원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이론적으로는) 현행법 체포를 할 수 있다"며 "그런데 금감원처럼 공무를 위임받은 준 공무기관이 법 위반을 조사해 불법을 교정하겠다는데 굳이 검사만 승인할 수 있다는 것은 이상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현재 금감원 특사경은 자본시장법상 범죄 중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은 사건'에 관해서만 수사에 들어갈 수 있게끔 돼 있다.

이 대통령은 특사경 도입을 추진 중인 건강보험공단, 한국인터넷진흥원과 관련 "(특사경 도입 시 이들 기관도) 검사의 승인을 받아야 인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냐"라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물었다.

정 장관이 "그렇지 않다"라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일률적으로 똑같이 하자. 어차피 필요해서 특사경을 도입하는 건데 금감원만 검사 승인을 받도록 제한하는 건 부당한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이 대통령 발언은 최근 금감원 특사경의 역할 강화를 두고 금융위와 금감원이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금융위는 민간기구인 금감원 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면 공권력 오남용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날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감원은 민간인 조직이어서 2015년 8월 특사경 제도 도입 당시 국회에서 논의하며 여러 우려가 있었다"며 "공권력 남용과 국민의 법 감정을 어떻게 설계할거냐, 란 우려에서 금감원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는 건 조정해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금감원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국한된 특사경 직무범위를 '민생금융범죄, 회계감리, 금융회사 검사'까지 대폭 넓히고, 인지수사권도 부여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이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에 이어 다시 한 번 금감원 특사경 인지수사권 문제를 직접 챙기면서, 금감원의 주장에 힘이 크게 실렸단 해석이 나온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