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 개선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정상화가 병행된다면 올해 코스피지수의 상단은 추가로 열릴 겁니다."
코스피지수가 연초부터 치솟으며 '오천피'(코스피 5000포인트)를 일찌감치 달성한 가운데, 기업 이익과 밸류에이션 두 축이 맞물릴 경우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진행된 '2026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 세미나에서 "국내외 주요 증권사는 코스피지수 상단 전망치를 6000선으로 상향 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건이 받쳐준다면 증권사들이 제시한 수치가 충분히 실현될 수 있단 얘기다.
강 실장은 "지난해보다 올해 들어 기업 이익 회복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며 "올해와 내년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은 대부분 증가할 전망인데, 특히 핵심 반도체 종목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라고 짚었다.
다만 강 실장은 주식시장의 종목 편중 현상이 보다 완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보기술(IT)·반도체 등 소수 대형 종목이 지수 성과를 주도하면서 지수는 크게 개선됐지만, 중·하위 시가총액 종목의 부진이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 실장은 "예를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IT업종의 경우 지난해 6월 이후 시총 가중 수익률이 약 130%인데, 그중에서 삼성전자가 52%, 하이닉스가 67%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시장 전반으로 봤을 때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보다 많다"며 "특히 하위 종목들의 경우 하락한 종목이 상승한 종목의 2배 이상인 상황이다"고 했다. 이 같은 편차가 확대되면 반도체 사이클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심화할 수 있단 우려다.
아울러 고위험 투자 상품에 대한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해외시장 투자가 일상화된 가운데 특히 고배율 파생형 상장지수상품(ETP)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매매가 더 활발해지고 있어서다.
강 실장은 "젊은 층이나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중에서도 2배, 3배 이상의 고배율 레버리지·인버스 비중이 상당하다"며 "문제는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시장 조정 국면에서 손실이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 수익 추구보다는 위험 인식을 바탕으로 신중한 투자 판단을 해야 한다"며 "이런 투자 행태가 정립돼야 국내 시장에도 건강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강 실장은 또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선 시장 전반에서 중소 상장 기업의 자금도 충분히 조달될 수 있도록 구조적인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차세대 혁신산업 육성, 정보 공시와 기업 투자설명회(IR) 강화, 다산다사(多産多死)를 통한 시장 건전성 제고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강 실장은 올해 세계채권지수(WGBI) 편입으로 외국인의 국고채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회사채 만기도래 증가에 따른 기업의 자금조달 위험을 정책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수 한경닷컴 기자 2s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