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계 스포츠 국가대표 선수들이 성인 콘텐츠 플랫폼으로 유명한 '온리팬스'에서 영상을 찍어 올리고 있다. 2026 동계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한 훈련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선수들은 "포르노 스타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도 자금을 위해 콘텐츠를 어쩔 수 없이 올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독일 dpa 통신은 27일 내달 6일 개막하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온리팬스' 영상까지 찍어 가며 훈련 비용을 모으는 선수들의 사연을 보도했다.
온리팬스는 이용자들이 영상이나 사진을 올리고 유료 구독자를 모집해 수익을 창출하는 플랫폼이다. 노출 수위가 높은 동영상이 가득해 사실상 '청소년 이용 금지' 사이트로도 여겨진다.
독일 여자 봅슬레이 선수 리자 부크비츠(31)는 평창 대회 금메달리스트이자 2024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다. 그가 파일럿으로 이끄는 부크비츠 팀은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세계랭킹에서 여자 2인승 4위에 올라가 있다. 부크비츠는 팀을 운영하기가 빠듯해 최근 온리팬스 계정을 개설했다.
그는 "한 시즌 팀 운영비로만 약 5만유로(8600만원)가 든다"며 "금메달리스트라는 사실만으로는 아무도 후원해주지 않는 것이 비인기 종목의 슬픈 현실"이라고 말했다. 부크비츠는 구독료로 월 24.99달러(3만6000원)를 받으며 구독자들에게 자신의 영상을 보여준다.
스포츠 브라, 비키니, 몸에 꼭 맞는 봅슬레이 슈트 차림으로 훈련 등을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부크비츠는 "절대 나체로는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계 스포츠 강국인 독일에서도 선수들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것이다. 독일은 동계 올림픽에서 2018년 평창 대회와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 거푸 노르웨이에 이어 종합 순위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독일 남자 봅슬레이 대표팀에서 브레이크맨으로 뛰는 게오르그 플라이슈하우어도 온리팬스 계정을 열었다. 그는 "난 포르노 스타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온리팬스를 통해 엘리트 선수의 생활을 보여줄 뿐이다. 물론 몸과 근육도 보여주게 된다"고 덧붙였다.
훈련비 마련을 위해 콘텐츠 장사를 하는 건 봅슬레이에만 있는 일은 아니다. 독일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6명은 팀 운영 자금을 충당하려고 누드 달력을 제작해 판매했다.
피겨 스케이팅 페어 팀인 아니카 호케와 로베르트 쿤켈 역시 약 14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틱톡 계정을 통해 훈련비를 대고 있다. 알파인 스키 선수 프란조 폰알멘은 17세에 아버지를 여읜 뒤 크라우드펀딩을 받아 선수 생활을 이어왔고 이번 대회 금메달 후보로 성장했다.
dpa 통신은 "다수의 국가대표 선수들은 독일체육지원재단의 도움만으로는 올림픽 준비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