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돈 받고 새 아파트 들어가요"…서울에 이런 '노다지'가?

입력 2026-01-31 07:00
수정 2026-01-31 07:42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은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뛰어난 동네다. 여의도와 매우 인접해 있다. 수도권 지하철 2·7호선이 다니는 대림역을 통해 도심(CBD)과 강남권으로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입지적 강점을 갖췄는데도, 대림동은 아직 노후 주택가 이미지가 강하다. 2020년 준공한 ‘e편한세상영등포아델포레’(대림3구역 재건축) 정도를 제외하면 정비사업도 매우 더딘 편이다.

이런 대림동에서 최근 빠른 사업 속도와 높은 사업성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재개발 사업장이 있다. 대림1구역(대림동 855의1 일대) 얘기다. 2022년 12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됐다. 약 2년 만인 작년 3월 정비구역 지정 문턱을 넘었다. 오는 4~5월께 조합설립을 위한 총회를 열어 상반기 안에 인가까지 받는 게 목표다. 연내 시공사 선정도 가능할 전망이다. 정비업계에선 “매우 빠른 속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성도 매우 높아질 전망이다. 작년 3월 공개된 정비계획을 살펴보면 추정비례율(개발이익률·정비사업 후 자산가치를 종전 자산가치로 나눈 비율)이 115.11%로 추산됐다.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한 ‘억대 분담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이 적지 않다. 반면 대림1구역은 오히려 환급금을 받고 사업을 추진하는 게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얘기다. 일반분양 물량을 다수 확보해 수익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대림1구역은 지상 최고 35층, 1026가구(임대주택 158가구 포함) 규모로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조합원은 총 313가구에 불과하다. 조합원 분양과 임대주택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이 산술적으로 500가구 이상 나온다. 5893가구 규모 대형 사업장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서 400여가구의 일반분양이 나오는 걸 감안하면, 매우 많은 물량이다. 지분 쪼개기 등이 거의 없는 데다 서울시로부터 허용용적률 완화, 사업성 보정계수 같은 인센티브도 받았기 때문이다.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115%의 비례율은 분양가를 3.3㎡당 3500만원 내외로 계산했을 때 나온 값이다. 그런데 올해 분양하는 인근 신길동의 신축 단지 분양가는 3.3㎡당 5000만원대다. 대림1구역이 청약을 받는 시기에 분양가가 지금보다 더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사업성도 더 개선될 공산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림1구역은 여름철 침수 피해가 잦은 지역이다. 2022년 집중 호우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정됐다.

이 때문에 단지 지하에 1만5000톤 규모의 대형 저류조를 조성할 계획이다. 공영주차장과 사회복지시설, 공원 등도 마련할 예정이다. 단지 가운데엔 통경축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대림1구역은 주민들이 매우 적극적이라는 측면에서 향후 사업이 순항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준용 대림1구역 추진위원장은 “별도의 운영요원(OS)을 운영하지 않고도 조합설립을 위해 필요한 동의율 75%를 달성했다”며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주민들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가나 종교시설로 인한 갈등 소지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 종교시설이 한 곳 있긴 하지만, 사업장 가장자리에 있어 재개발 복병으로 작용하진 않을 전망이다. 대림1구역 내 상가도 여러 군데 있다. 하지만 상권이 활성화돼 있지 않은 만큼, 상가 조합원들도 재개발에 협조할 것으로 보인다. 교통 호재도 안고 있다. 사업지 인근에 신안산선 대림삼거리역 개통이 예정돼 있어서다. 신안산선은 여의도와 연결돼 효용 가치가 큰 노선으로 평가받는다.

대림역도 근처에 있는 만큼 대림1구역은 2호선과 7호선, 신안산선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 입지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신대림초교와 대림중 등 교육시설도 근처에 있다. 직선거리로 따지면 대동초가 더 가까이에 있다. 하지만 대동초는 학생 대다수가 중국인 동포 자녀들로 구성돼 있다. 중국 교포들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미디어 탓에 대림동 이미지가 현재 좋지만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림1구역 재개발을 비롯해 일대 주거환경 개선 작업이 이뤄지면, 이 같은 부정적 이미지도 자연스레 불식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